조현병 형의 '담배 한 갑' 절도…가족의 절박한 질문에 법률가들 "기회는 단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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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형의 '담배 한 갑' 절도…가족의 절박한 질문에 법률가들 "기회는 단 7일"

2026. 01. 06 14:5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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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식기소 벌금형, 기소유예로 바꿀 수 있나? 변호사들 "불가능, 정식재판 청구해 심신미약 다퉈야"

조현병 환자가 담배 절도로 벌금형 약식기소를 당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조현병 앓는 형의 담배 절도, 벌금형 나왔는데…'기소유예'는 이미 늦었다?


조현병을 앓는 형이 있다. 약을 먹으며 병과 싸웠지만, 담배에 대한 의존은 끊지 못했다. 돈은 없고 담배는 피워야겠다는 생각에, 그는 편의점 앞 테이블에서 잠든 취객의 담배 한 갑에 손을 댔다.


전과 하나 없던 그의 인생에 처음 찍힌 주홍글씨였다. 검찰은 그에게 절도 혐의로 벌금형을 내려달라며 약식기소했다. 동생은 "형의 병 때문인데, 벌금형 대신 기소유예 같은 선처를 받을 수는 없느냐"며 온라인에 절박한 질문을 올렸다.


"검사의 문은 닫혔다"…기소유예는 왜 불가능한가


동생의 바람과 달리, 변호사들의 답변은 한결같았다. "이미 기소된 이상 기소유예는 불가능합니다." 법률사무소 HY의 황미옥 변호사와 법무법인 베테랑의 윤영석 변호사 등 다수의 법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기소유예'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기소유예란 범죄 혐의는 인정되지만, 검사가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고 한 번 기회를 주는 처분이다. 즉, 사건을 법원으로 보내지 않는 '검찰 단계'에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이 사건은 이미 검사의 손을 떠나 법원으로 넘어간 '약식기소' 상태다.


법률사무소 가온길의 백지은 변호사는 "약식기소가 된 사안은 법원에 넘어간 상태이기 때문에 기소유예는 불가하다"고 명확히 설명했다. 검사가 이미 '기소(재판 회부)'라는 결정을 내렸기에, 이를 되돌려 '기소유예'로 바꿀 수는 없다는 의미다.


"7일의 골든타임"…남아있는 단 하나의 길, 정식재판


그렇다면 모든 희망이 사라진 걸까. 변호사들은 '아니다'고 답하며, 유일한 구제책을 제시했다. 바로 '정식재판 청구'다. 약식기소는 서류만으로 재판해 벌금형 등을 내리는 절차인데, 이에 불복해 직접 법정에 나가 판사의 판단을 받겠다는 것이다.


다만 여기에는 '7일'이라는 절대적인 시간제한이 있다. 법무법인 우승의 전영경 변호사는 "약식명령을 송달받은 때로부터 7일 이내에 법원에 정식재판을 청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간을 놓치면 벌금형은 그대로 확정되고 더는 다툴 기회가 사라진다.


다행인 점은 정식재판을 청구하더라도 원래의 벌금형보다 더 무거운 처벌을 받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이 같은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을 두고 있다.


법정에서 꺼내야 할 카드…'심신미약'과 '선고유예'


정식재판 법정에서는 무엇을 주장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조현병'이라는 질병을 전면에 내세워 '심신미약'을 인정받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심신미약이란 정신적 장애로 인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거나 행동을 통제할 능력이 부족한 상태로, 인정될 경우 형을 감경받을 수 있다.


12년간 경찰로 근무했던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는 "조현병 환자로서 범행 당시 병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며 "지속적인 투약 중이었다는 점은 치료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조현병 진단서와 투약 기록, 가족의 보호 의지를 담은 확인서 등을 철저히 준비하라고 덧붙였다.


물론 담배를 훔친 사실 자체는 명백하기에 완전한 무죄를 받기는 어렵다. 법률사무소 장우의 이재성 변호사는 "전부 무죄는 어려워 보이고, 재판에서 '선고유예'를 내려달라고 읍소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선고유예는 유죄는 인정하지만, 형의 선고를 미루고 2년이 지나면 사실상 없던 일로 해주는 가장 가벼운 처벌이다.


초범이라는 점, 피해가 담배 한 갑으로 경미하다는 점, 그리고 가족의 돌봄 아래 재범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진솔하게 호소한다면 법원의 선처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조현병을 앓는 형의 순간적인 잘못은 되돌릴 수 없지만, 법의 문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었다. 7일 안에 정식재판이라는 마지막 문을 두드리고, 그 안에서 형의 아픔과 가족의 노력을 진심으로 호소하는 것. 그것이 법률 전문가들이 제시한 유일하고도 최선의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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