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동생 인생입니다"…IQ 71 청년 전 재산 노린 비정한 사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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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동생 인생입니다"…IQ 71 청년 전 재산 노린 비정한 사기꾼

2025. 10. 12 16:2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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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심신미약 이용 입증이 관건 휴대폰 파손은 명백한 가중처벌 사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경계선 지능(IQ 71)을 가진 동생이 평생 모은 6천만원을 사기당했다는 한 가족의 절규가 온라인을 달궜다. 사회적 약자의 취약점을 파고든 이번 범죄에 대해, 법조계는 일반 사기죄보다 무거운 '준사기죄' 적용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겉보기엔 멀쩡한데" 장애 판정 못 받은 동생의 눈물

사건의 피해자는 IQ 71의 경계선 지능을 가진 청년이다. 과거 병역판정검사에서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은 바 있으나, 겉보기에는 비장애인과 큰 차이가 없어 장애인 등록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복잡한 사회생활과 금융 거래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태였다.


가해자는 바로 이 허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피해자에게 접근해 신뢰관계를 형성한 후, 피해자로 하여금 은행에서 6천만원을 현금으로 인출하게 하여 이를 건네받았다. 범행 후 가해자는 증거인멸을 위해 피해자의 휴대폰을 빼앗아 파손하고 초기화하여 두 사람 간의 대화 기록과 연락처 등을 모두 삭제했다.


'준사기죄'의 문턱, IQ 71은 '심신장애'인가

가족의 절박한 호소에 법조계가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준사기죄(형법 제348조)' 적용 여부다.


준사기죄는 미성년자의 사리분별력 부족 또는 사람의 심신장애를 이용해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을 때 성립한다 (형법 제348조). 일반 사기죄처럼 상대를 적극적으로 속이는 '기망 행위'가 없었더라도, 상대의 취약한 상태를 알고 악용했다는 사실만으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해자의 상태가 법적으로 '심신장애'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재산상의 거래에 있어서 정신적 결함으로 인해 일반인의 지능·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울산지방법원 2020. 2. 7. 선고 2019고합201 판결).


법무법인 쉴드의 임현수 변호사는 "준사기죄 판례를 보면, 반드시 정신장애 판정을 받지 않았더라도 인지능력이 현저히 낮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증명되면 심신장애 상태로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능지수 64, 사회성숙도 46으로 사회연령이 약 7세 5개월 정도인 경우 지적장애 3급에 해당하는 장애인으로 인정되어 준사기죄가 성립한 사례가 있다(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17. 5. 11. 선고 2017고단147 판결).


다만 IQ 71은 법적으로 미묘한 경계에 있다. 일반적으로 지적장애는 IQ 70 이하를 기준으로 하며, 경계선 지능(IQ 70~84)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실제로 IQ 75인 피해자에 대해 준사기죄가 부정된 사례도 있다(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14. 7. 24. 선고 2014고합40 판결).


법무법인 베테랑의 김재헌 변호사는 "단순히 IQ가 낮다는 사실만으로 준사기죄가 자동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법원은 피해자의 평소 판단 능력, 범행 당시 두 사람이 나눈 대화 내용, 돈을 건네게 된 구체적인 경위, 사회성숙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해자가 피해자의 취약성을 '악용'했는지 판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해자의 공익근무요원 판정 기록, IQ 검사 결과, 평소 생활 능력에 대한 가족과 주변인의 진술 등이 재판에서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


부서진 휴대폰, 사라진 6천만원 '증거인멸' 쐐기 박나

가해자가 피해자의 휴대폰을 파손하고 초기화한 행위는 스스로 무덤을 판 격이 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돈을 편취한 것을 넘어, 자신의 범죄를 적극적으로 숨기려 한 명백한 '2차 범죄'이기 때문이다.


법조계는 이 행위에 대해 사기 혐의와는 별개로 '증거인멸죄(형법 제155조)'와 '재물손괴죄(형법 제366조)'가 추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거인멸죄는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 은닉, 위조 또는 변조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형법 제155조 제1항).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을 손괴하거나 은닉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형법 제366조).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휴대폰 초기화 및 파손은 범행 은폐 시도로 해석돼 재판에서 매우 불리한 양형 사유가 된다"며 "준사기죄, 증거인멸죄, 재물손괴죄가 형법 제37조에 따라 경합범으로 처리되어 가중 처벌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는 재판부가 가해자의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단하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마지막 희망, CCTV와 통화기록 현금 거래의 벽을 넘어라

피해 금액 6천만원이 계좌이체가 아닌 현금으로 오갔다는 점은 수사의 가장 큰 난관이다. 하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들은 '정황 증거'를 촘촘히 엮어 현금의 흐름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마치 퍼즐 조각을 맞추듯, ▲피해자가 은행 ATM에서 거액의 현금을 인출하는 CCTV 영상 ▲가해자와 만난 장소 주변의 방범용 CCTV ▲범행 전후 두 사람의 통화 및 문자메시지 기록 ▲주변 목격자의 진술 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핸드폰 디지털 포렌식, 은행 기록, 주변인 진술, 가해자와의 대화 녹음 등 가능한 모든 증거를 긁어모아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파손된 휴대폰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삭제된 대화 기록을 복구할 수 있다면, 가해자가 피해자의 취약성을 인식하고 이를 악용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


결론: 초기 대응이 승부처

결론적으로 법조계는 이번 사건이 단순 사기를 넘어 준사기죄로 처벌할 실익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IQ 71이라는 경계선 지능 수치가 법적으로 '심신장애'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사회성숙도, 실제 판단능력, 범행 경위 등에 대한 종합적 입증이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사기 사건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수사 초기부터 피해자의 인지적 취약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가해자의 악의적인 증거인멸 시도 등을 체계적으로 주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회적 약자를 겨냥한 비열한 범죄에 대해 사법부가 어떤 철퇴를 내릴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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