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 불법입니다'…확장 아파트 샀다가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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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 불법입니다'…확장 아파트 샀다가 날벼락

2026. 02. 06 12:2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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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인 "현상태 매매, 6개월 지났다" 배상 거부…법조계 "명백한 책임"

불법 확장 아파트를 매수했으나 매도인이 책임을 회피한다면, 계약 취소보다 하자담보책임을 물어 원상복구 비용 등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AI 생성 이미지

넓고 시원한 확장 구조가 마음에 들어 아파트를 매수했는데, 1년도 채 되지 않아 그 공간이 '불법 건축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매도인에게 원상복구를 요구했지만 "현상태로 산 것 아니냐", "잔금 치른 지 6개월 지났다", "나도 불법인 줄 몰랐다"는 답변만 돌아온 황당한 상황.


계약을 물리고 싶을 만큼 절박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계약 취소'보다는 '손해배상'이 더 현실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과연 매수인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인테리어 하려다 알게 된 '불법 건축물' 딱지


평범한 직장인 A씨의 악몽은 작년 3월, 꿈에 그리던 내 집 마련을 하면서 시작됐다. 계약 당시부터 거실이 넓게 확장된 구조라는 점은 알고 있었지만, 이것이 관할 구청에 신고조차 되지 않은 불법 건축물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1년 가까이 지난 최근, 인테리어 공사를 위해 상담을 받던 중 "이 확장 부분은 불법이라 원상복구해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A씨가 즉각 매도인에게 책임을 묻자, 매도인은 세 가지 이유를 대며 보상을 거부했다. 현상태 그대로 매수했고, 잔금을 치른 지 6개월이 지났으며, 자신도 불법인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A씨는 "불법인 줄 알았다면 결코 매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계약 취소? "손해배상이 더 현실적 대안"


A씨는 당장이라도 계약 자체를 없던 일로 돌리고 싶지만, 법조계 전문가들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계약 전체를 취소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보면서, 원상복구 비용 등을 받아내는 '손해배상 청구'가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홍윤석 변호사는 "A씨의 경우 거주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라고 보이므로, 계약 해제보다는 손해배상(원상복구 비용 등)을 청구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조언했다.


박현철 변호사 역시 "원상복구 비용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실 수는 있으나, 주택일부의 불법확장사실이 매매계약 전체를 취소할 수 있는 사유로 생각되지는 않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법원에서 하자로 인한 계약 해제는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만 매우 엄격하게 인정하기 때문이다.


매도인의 '3대 방패막이'…법적 효력 있을까?


그렇다면 매도인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 내세운 주장들은 법적으로 타당할까?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첫째, '현상태 매매' 특약에 대해 김동훈 변호사는 "현상태 매매 계약이라 하더라도 이는 물리적인 현황을 확인했다는 의미일 뿐, 건축법 위반과 같은 중대한 법률적 하자까지 매수인이 용인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매도인의 무과실 여부는 담보책임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둘째, '잔금 후 6개월 경과' 주장 역시 법을 오해한 것이다. 신선우 변호사는 "하자담보(민법 제580조)로 해제/손해배상을 하려면, 원칙적으로 ‘하자임을 안 날’부터 6개월 내 권리행사(내용증명 등)해야 합니다"라며, 잔금일이 아닌 A씨가 불법 사실을 인지한 '인테리어 상담 시점'이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나도 몰랐다'는 항변 역시 통하지 않는다. 이진훈 변호사는 매도인의 책임이 고의·과실 여부와 무관한 '무과실 책임'임을 지적하며 "담보책임은 매도인의 과실 유무와 무관하므로 '몰랐다'는 항변은 원칙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내용증명'부터 '소송'까지


그렇다면 A씨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소송에 앞서 증거를 확보하고 매도인에게 자신의 권리를 명확히 통보하는 절차를 밟으라고 조언한다. 우선 관할 관청에서 불법 건축물 확인 서류를, 인테리어 업체에서 원상복구 비용 견적서를 확보해야 한다. 이후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이 첫걸음이다.


조기현 변호사는 "실무적으로는 곧바로 계약 취소 소송을 제기하기보다 불법 확장 사실과 원상복구 필요성에 대한 자료를 확보한 뒤, 법무법인 명의의 내용증명으로 하자 책임 또는 손해배상 의사를 명확히 통지하는 절차부터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라고 말했다.


만약 내용증명에도 매도인이 응하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조선규 변호사는 소송 시 전략에 대해 "소송에서는 주위적으로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주장하여 매매대금 반환을 청구하고, 만약 법원이 계약 취소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여 예비적으로 '하자담보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원상복구비)'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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