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떼이고 빚더미…'소송 먼저? 회생 먼저?'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전세금 떼이고 빚더미…'소송 먼저? 회생 먼저?'

2025. 12. 08 11:5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집주인은 '나 몰라라', 은행은 '빚 갚아라'…벼랑 끝 세입자 위한 법률 전문가 9인의 생존 전략 전격 비교

전세금을 못 받아 빚이 생겼다면, 섣부른 회생 신청보다 임차권등기명령으로 권리를 확보하고 보증금 반환 소송을 먼저 진행해야 한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전세금 떼이고 빚더미…'소송이 먼저냐, 회생이 먼저냐' 법률 전문가 9인의 불꽃 튀는 갑론을박


"집주인이 전세금을 안 줘 신용불량자가 됐습니다. 죽고 싶네요." 한 세입자의 절규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1금융권에서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마련한 보금자리. 계약 기간이 끝났지만 집주인은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았고, 대출금은 고스란히 세입자의 빚으로 남았다. 은행의 빚 독촉(추심)과 함께 신용도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벼랑 끝에 몰린 그가 던진 질문은 하나였다. "개인회생을 해야 할까요, 보증금 반환 소송을 먼저 해야 할까요?" 이 절박한 물음에 법률 전문가 9인이 각기 다른 해법을 내놓았다.


"일단 멈춰라"…'회생 우선'파 "추심부터 막아야"


일부 변호사들은 당장의 고통을 멈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개인회생을 먼저 신청해 채권자들의 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홍현필 변호사는 "회생 신청 후 법원의 금지 명령이 나오면 즉시 채무 독촉과 추심이 중지되어 심리적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의 전화와 압류 통지서에 시달리는 채무자에게 '숨 쉴 구멍'을 먼저 터줘야 한다는 논리다.


이장주 변호사 역시 "개인회생을 먼저 신청하여 채권자의 압박(추심)을 막는 것이 우선으로 보인다"며 같은 의견을 냈다. 이 전략은 먼저 심리적 안정을 찾고, 이후 차분하게 보증금 반환 소송을 준비할 시간을 버는 데 초점을 맞춘다.


"돈부터 찾아라"…'소송 우선'파 "회생 안 해도 될 수도"


반면, 섣부른 개인회생 신청은 '긁어 부스럼'이 될 수 있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보증금 반환 소송을 먼저 진행해 집주인에게 돈을 받아내는 것이 순서라는 주장이다.

김경태 변호사는 "소송에서 승소하여 보증금을 회수하면 대출금 상환에 충당할 수 있어 개인회생 신청 여부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회생은 최후의 수단이며, 그 전에 해결할 가능성이 있다면 소송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추은혜 변호사도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우선 보증금반환소송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승소 판결을 받으면 이를 근거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다"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만약 보증금을 되찾는다면, 신용도에 흠집을 남기는 개인회생 절차를 피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핵심 논리다.


"순서가 틀렸다"…전문가들이 입 모아 말하는 '진짜 첫걸음'


'회생이냐, 소송이냐'의 이분법을 넘어, 전문가들은 싸움의 기본기를 먼저 갖추라고 입을 모았다. 어떤 선택을 하든 반드시 먼저 챙겨야 할 '필수 선행 조치'가 있다는 것이다.

이지선 변호사는 "은행에서 전세자금대출을 할 당시 전세금반환채권에 대한 질권 설정 약정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질권'이란 은행이 세입자의 보증금 반환 권리를 담보로 잡은 것으로, 이 경우 은행은 집주인에게 직접 돈을 요구할 권리가 생긴다.


법무법인 덕수의 이강훈 변호사 역시 "대출 계약서부터 파악해야 회생 가능 여부를 말할 수 있다"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또한, 이사를 가더라도 보증금을 우선적으로 돌려받을 권리(대항력 및 우선변제권)를 지키기 위한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게 법률 분석의 공통된 결론이다.


'전세사기 피해자' 인정…역전의 발판 될까

만약 이번 사태가 단순한 보증금 미반환을 넘어 '전세사기'에 해당한다면, 판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민의홍 변호사는 "국토부로부터 특별법상 전세사기피해자로 결정받는 경우 서울, 수원, 부산회생법원의 경우 실무준칙을 개정하여 변제기간을 2년으로 단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회생 시 통상 3년(36개월)간 빚을 갚아야 하지만, 이 기간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강훈 변호사도 "전세사기피해자 인정을 먼저 받아야 해당 보증금이 돌려받지 못하는 돈이라고 회생법원에서 인정된다"며, 그렇지 않으면 회수 가능한 재산으로 취급돼 오히려 회생 절차가 불리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형사 고소를 통해 '전세사기 피해자'라는 법적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채무 조정 과정에서 결정적인 '조커'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결론: '선 권리확보, 후 회생검토'가 왕도

결국 전문가들의 조언을 종합하면 최적의 로드맵이 그려진다.

첫째, 이사 여부와 상관없이 '임차권등기명령'을 즉시 신청해 법적 권리를 확보한다.

둘째, 대출 계약서를 확인하고 '전세사기 피해자' 인정 절차를 밟는다.

셋째, 이를 바탕으로 집주인을 상대로 '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한다.

마지막으로, 소송 결과와 보증금 회수액을 본 뒤에도 남는 빚이 감당 불가능할 때 '개인회생'을 최후의 카드로 고려하는 것이다.


당장의 추심이 두려워 회생부터 신청하기보다, 자신의 권리인 보증금 채권을 먼저 확실히 행사하는 것이 벼랑 끝에서 벗어나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