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뼈 부러뜨린 남편, 다 포기할게요" 아내의 절규에 변호사들 '위험' 경고
"코뼈 부러뜨린 남편, 다 포기할게요" 아내의 절규에 변호사들 '위험' 경고
"섣부른 포기는 위험"…재산·친권 다 줘도 '양육비' 의무는 남는다

12년간 남편 폭력에 시달린 아내가 권리 포기 조건으로 이혼을 호소하자, 전문가들은 양육비 의무는 사라지지 않는다며 재산분할금과 위자료를 장래 양육비와 상계 처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 AI 생성 이미지
12년간 이어진 남편의 폭력으로 코뼈까지 부러진 아내가 "모두 포기할 테니 이혼만 해 달라"고 호소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모든 권리를 포기해도 '양육비' 의무는 사라지지 않는다며, 이는 장래에 더 큰 경제적 부담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라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코뼈 부러져도 괜찮아, 이혼만"…한 여성의 처절한 호소
2013년 5월 결혼해 슬하에 딸 하나를 둔 A씨. 그녀의 12년 결혼생활은 남편의 끊임없는 폭언과 폭행으로 얼룩진 지옥과 같았다.
급기야 2020년에는 남편에게 맞아 코뼈에 금이 가는 중상을 입었고, 당시의 참상을 증명하는 진단서는 그녀가 가진 고통의 증표다.
남편이 스스로 폭언을 인정한 카카오톡 대화까지 확보했지만, A씨가 바라는 것은 오직 이혼뿐이었다. 그는 이혼만 할 수 있다면 미성년 자녀의 친권과 양육권, 12년간 쌓아온 재산에 대한 권리, 폭행에 대한 위자료까지 모두 포기할 각오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이런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지 조목조목 지적하며 만류하고 나섰다.
"모든 걸 포기해도 '양육비'는 절대 못 피합니다"
A씨의 가장 큰 오산은 모든 권리를 포기하면 남편과의 법적 관계가 완전히 끝날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전문가들은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하더라도 부모로서의 양육비 지급 의무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평정 이시완 변호사는 "친권·양육권을 포기하더라도 양육비 지급 의무는 별개입니다. 양육비는 자녀의 권리이므로 부모가 임의로 포기할 수 없고, 법원은 비양육친에게 반드시 양육비 분담을 명합니다."라고 단언했다.
법률사무소 한강의 김전수 변호사 역시 “친권·양육권을 포기한다고 해서 장래 부담이 모두 사라지는 것으로 생각하시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라며, 이는 친권과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형민 변호사는 한발 더 나아가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이혼만 원한다는 목표는 추후 양육비 부담채무만 안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위험하므로, 이혼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바랍니다"라고 경고하며, 섣부른 포기의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위자료 최대 5천, 재산 50%'…포기하면 안 될 정당한 권리
전문가들은 A씨가 포기하려는 권리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상기시켰다. 남편의 폭행이라는 명백한 증거가 있어 위자료 청구는 당연한 권리다.
법무법인 해답 김무룡 변호사는 "통상 가정폭력이 입증되는 사건에서 위자료는 2,000만~5,000만 원 수준에서 다뤄지며, 혼인 기간(약 12년)과 피해의 지속성을 감안하면 상단을 주장할 여지가 있습니다"라고 분석했다.
12년의 혼인 기간을 고려하면 재산분할 규모는 더욱 크다.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장예준 변호사는 A씨의 기여도에 대해 "12년이라는 혼인 유지 기간과 가사 및 양육 기여를 종합하면, 통상 40에서 50퍼센트 수준의 기여도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라고 내다봤다.
법률사무소 가호의 이진채 변호사는 재산 현황을 꼼꼼히 파악하지 않고 섣불리 합의할 경우의 위험성을 "가령, 10억 있다고 5억 받고 이혼했는데 상대방에게 숨겨진 재산이 20억 더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라는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섣부른 포기는 금물"…'상계 처리'라는 전략적 대안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해야 할까?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는 "지금 단계에서 모든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면 향후 경제적 자립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추후 양육비 증액을 청구할 경우 귀하가 불리한 위치에 놓일 위험이 큽니다"라고 조언하며, 무조건적인 포기는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사들이 제시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재산분할과 위자료로 받을 돈을 향후 지급해야 할 양육비와 '상계' 처리하는 전략이다.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장예준 변호사는 "조정기일에서 본인이 지급받아야 할 재산분할금 및 위자료 청구권을 전면 포기하는 대신 이를 상대방에 대한 장래 양육비 채무와 상계 처리한다는 내용의 조정 조항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라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남편이 조정에 불응해 소송으로 가더라도, 폭행 증거가 명백하므로 이혼 판결을 받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신속한 이혼만을 위해 정당한 권리를 포기하는 것은 결국 자신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리는 길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