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전세계약 한 번에 개인회생 '폐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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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전세계약 한 번에 개인회생 '폐지' 위기

2026. 02. 02 09:4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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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증금도 재산...변제금 3천만원에서 2.5억으로 '폭증' 경고

개인회생 막바지 채무자가 고액 전세계약을 체결하면 전세보증금이 재산으로 산정되어 변제금이 폭증하거나 회생 절차가 폐지될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개인회생 절차 막바지에 접어든 채무자가 3억 원 상당의 전세계약을 꿈꿨다가 날벼락을 맞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변호사들은 전세보증금 역시 재산으로 산정돼 변제금이 수억 원대로 폭증하거나, 최악의 경우 개인회생 절차가 폐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에 사전 보고 없는 계약은 절대 금물이라는 조언이다.


"변제금 3천인데 3억 전세 괜찮나요?"...한 채무자의 '위험한' 질문


2024년 5월부터 개인회생을 진행 중인 A씨. 조건부 인가에 따라 매년 7월 소득신고를 해야 하는 그는, 총 변제금 3천만 원을 성실히 갚아나가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의 계획은 약 3억 원의 전셋집을 구해 안정적인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것. 하지만 개인회생 중인 신분이 마음에 걸렸다.


A씨는 "제 이름으로 전세계약 시 나중에 면책결정이나 개인회생 진행에 있어 불이익이 있을까요?"라며 "올해가 마지막 소득신고인데 내년에 계약하면 문제가 없을까요?"라고 법률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변호사들의 엇갈린 답변 속 '회생 폐지' 경고


A씨의 질문에 변호사들의 의견은 미묘하게 엇갈렸지만, 공통적으로 '위험성'을 경고했다. 특히 홍현필 변호사는 "본인 이름으로 3억 전세 계약 시 개인회생에 매우 큰 불이익이 발생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전세 보증금 3억 원은 재산으로 간주되며, 법적 면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약 2.5억 원은 '청산가치'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현재 변제금 총액 3천만 원이 청산가치(2.5억 원)보다 현저히 낮아, 법원이 변제금을 2.5억 원 이상으로 올리거나 회생 절차를 폐지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분석이다.


다른 변호사들도 신중론을 펼쳤다. 장휘일 변호사는 "갑자기 과도한 금액의 자산이 생긴다고 판단되면, 개인회생 진행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고, 박영재 변호사 역시 "자산을 은닉하거나 재산 상태가 변동되는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일부 변호사는 법원에 사전 보고 후 허가를 받는다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청산가치 보장'의 원칙…숨은 재산으로 간주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핵심은 '청산가치 보장의 원칙'이다. 개인회생은 채무자가 파산할 경우 채권자들이 배당받을 수 있는 금액(청산가치)보다는 더 많이 변제해야 한다는 대원칙을 따른다. 만약 A씨가 3억 원의 전세보증금을 마련할 자금력이 있다면, 법원과 채권자 입장에서는 '변제에 더 사용할 수 있는 숨겨진 재산'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80조에 따르면, 개인회생 절차 중 취득한 재산 역시 개인회생재단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결국 3억 원이라는 거액의 자금 출처를 명확히 소명하지 못하면 재산 은닉으로 의심받을 수 있다. 설령 부모 등에게 빌린 돈이라 해도 새로운 채무 발생으로 해석돼 절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소득신고가 끝나는 내년에 계약하더라도, 법원은 언제든 채무자의 재산 상황을 조회할 수 있어 위험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가장 안전한 길은 '면책 후 계약', 사전 보고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결론적으로 변호사들이 제시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변제 계획을 모두 이행하고 법원으로부터 '면책결정'을 받은 이후에 전세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심준섭 변호사는 "회생 절차 종료 후 면책결정이 나면 더 유연하게 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면책이 확정되면 채무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만약 불가피하게 그 전에 계약해야 한다면, 법원에 사전 보고하고 허가를 받는 절차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김경태 변호사는 "법원에 사전 보고 후 허가를 받아 진행하시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으며, 조수진 변호사 역시 "법원에 사전 보고 후 진행하시면 면책이나 변제계획에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투기나 재산은닉 목적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섣부른 계약이 수년간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며, 반드시 담당 법무사나 변호사와 상의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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