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다"더니 "보지 말고 하라"던 여친, 헤어지자 "임신이면 강간 신고"…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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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다"더니 "보지 말고 하라"던 여친, 헤어지자 "임신이면 강간 신고"…어떻게 될까?

2026. 07. 21 14:5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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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사귄 연인과 결별 이틀 뒤 '조건부 고소' 통보…'미안하다' 사과가 독 됐나

한 남성이 헤어진 연인으로부터 '임신이면 강간'이라는 조건부 고소 협박을 받았다. / AI 생성 이미지

9개월간 만난 연인과 헤어진 A씨. 그런데 이별 이틀 뒤, 전 여자친구 B씨의 사촌오빠라는 사람에게서 황당한 연락을 받았다. B씨가 임신했다면 A씨를 강간으로 신고하고, 임신이 아니면 넘어가겠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성관계 당시 B씨가 명확한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기억하지만, B씨를 달래주기 위해 "미안하다"고 말했던 것이 마음에 걸린다.


갑작스러운 강간 고소 협박에 A씨는 억울한 성범죄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 A씨는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까?


"싫다"와 "보지 말고 하라" 사이…성관계 동의, 어디까지 봐야 하나


A씨는 최근 9개월간 사귄 여자친구 B씨와 헤어졌다. 문제는 헤어진 직후에 터졌다.


A씨에 따르면, 사건 당일 A씨의 집에서 B씨와 함께 술을 한 잔씩 마셨다. 피곤해하는 B씨를 재웠다가 중간에 A씨가 성관계를 시도하자 B씨는 "싫다"고 했다. A씨는 멈췄다가 다시 시도하기를 반복했다.


그러자 B씨는 "최근에 제모크림을 발라서 안 예쁜 상태이니, 보지 말고 하라"고 말했다. A씨는 이 말을 듣고 성관계를 가졌다.


하지만 헤어진 지 이틀 만에 B씨의 사촌오빠라는 인물은 A씨에게 "B씨가 임신이면 강간으로 신고하겠다"고 통보했다. B씨 역시 "계속 싫다고 했는데, 한 거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A씨는 과거 B씨와 '콘돔 없이 관계하는 것'에 합의한 적이 있고, 만나기 2주 전 통화에서도 성관계에 동의하는 취지의 대화를 나눴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임신이면 강간' 조건부 협박, 법적 효력 있나


결론부터 말하면, '임신'이라는 조건에 따라 강간죄 성립 여부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변호사들은 오히려 이런 조건부 고소 예고가 상대방 주장의 신빙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해답 김무룡 변호사는 "'임신이면 신고하고, 아니면 넘어가겠다'는 것은 다른 의도가 의심되는 정황"이라며 "향후 상대 주장의 신빙성을 다투는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유(唯) 박성현 변호사 역시 "강간죄의 성립 여부는 폭행이나 협박을 통한 비동의 성관계 여부로 판단되므로, 임신 사실 자체가 강간의 증거가 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변호사들은 A씨에게 불리한 정황도 분명하다고 짚었다. B씨가 "싫다"고 말한 사실 자체를 A씨 스스로 인정하는 점, 그리고 갈등 상황에서 "다 미안하다"고 사과한 점, 결정적인 대화가 담긴 카카오톡 대화방을 삭제한 점 등이다.


법률사무소 명중 임승빈 변호사는 "상대방이 '싫다'는 말을 한 사실을 질문자님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 향후 진술 구성에서 가장 예민하게 다뤄질 지점"이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유한) 안팍 최윤호 변호사도 "상대방이 불안한 심리를 이용해 사과를 유도한 후 이를 강간 인정의 증거로 제출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미안하다'는 말 절대 금물"…변호사들이 조언하는 대응 수칙


변호사들은 아직 정식 고소가 이뤄지기 전인 지금이 대응의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억울함을 풀기 위해 섣불리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증거를 확보하고 법리적으로 방어 논리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상대방의 생리가 밀려 불안해하는 심정을 달래주고자 '미안하다'고 말했겠지만, 수사기관은 이를 '범행을 인정하는 자백'으로 오해할 수 있다"며 "취지로 오인될 수 있는 답변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거 확보의 중요성도 여러 번 언급됐다. 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의 서아람 변호사는 "상대방과의 카카오톡, 문자, 통화 기록, 통화 녹음 등 교제 기간 동안의 연락 내용을 최대한 확보하여 보관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톡 대화방을 삭제한 것에 대해서도 아직 포기하긴 이르다는 의견이 나왔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는 "성범죄의 경우 성행위 전·후의 대화 내용이 중요하다"며 복구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봤다.


법무법인(유) 에스제이파트너스 윤승진 변호사는 "사촌오빠나 상대방에게 절대 먼저 연락하거나 해명하지 말고, 정식 고소가 접수되면 반드시 변호사와 동행하여 초기 경찰 조사부터 방어 논리를 철저히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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