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으로 마스크 착용 예외 대상자인데, "마스크 써라" 강요하는 팀장
천식으로 마스크 착용 예외 대상자인데, "마스크 써라" 강요하는 팀장
행정명령 예외 대상자에 병원 소견도 받았는데
막무가내로 "마스크 써라" 요구하는 팀장
변호사들 "상황에 따라 강요죄 해당, 직장 내 괴롭힘 신고도 방법"

천식으로 병원 소견서도 받은 A씨에게 마스크 착용을 강요하는 상사. 백신 접종도 마쳤지만 '마스크 미착용'이 계기가 되어 다른 부서로 강제 전출될 위기에 처했다. 변호사들은 이런 A씨 상황을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봤다. /게티이미지⋅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어릴 적부터 천식을 앓아 온 A씨에게 코로나19는 또 다른 고통이다. 마스크 착용 때문이다. A씨는 사실 마스크를 쓰고 싶어도, 호흡곤란 증세 때문에 쓰지를 못한다. "마스크 착용이 어렵다"는 병원의 소견서도 있다. 정부가 공포한 행정명령에서도 A씨와 같은 경우는 '마스크 착용 의무 예외자'다.
하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는 A씨를 보는 '이상한' 시선이 느껴질 때면 억울하기만 하다. 자신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인데 말이다. 그런데 회사에서조차 부당한 강요를 받게 되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팀장은 A씨가 '마스크 착용 의무 예외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난 1년간 계속 마스크 착용을 강요해 왔다. A씨가 다른 직원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서둘러 백신 접종도 마쳤는데도 불구하고 그랬다.
결국 '마스크 미착용'이 계기가 되어 다른 부서로 강제 전출될 위기에 몰렸다. 이런 경우 A씨가 법적으로 보호받거나 대응할 방법이 없을까?
'코로나19 방역 강화를 위한 마스크 착용 방역지침 준수 행정명령'에 따르면,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준수하라고 돼 있다. 이를 어기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마스크 미착용 당사자에게는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그런데 이 과태료 부과 예외자에 △만 14세가 되지 않은 사람 △뇌병변 발달장애인 등 주변의 도움 없이 스스로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벗기 어려운 사람 △호흡기질환 등 마스크 착용 시 호흡이 어렵다는 의학적 소견을 가진 사람 등이 명시돼 있다.
A씨의 경우 호흡기질환(천식)이 있고, 병원으로부터 "마스크 착용이 어렵다"는 소견서를 받았기 때문에 이 행정명령에서 말하는 3번째 예외사례다.
그런데도 "마스크를 써라"라고 강요했다면, 강요죄로 고소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법률사무소 원탑의 권재성 변호사는 "(팀장을) 강요죄로 고소하기 위해서는, (A씨에 대한) 폭행과 협박이 존재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는 강요죄의 성립요건 때문이다. 형법 324조는 ① 폭행 또는 협박으로 ②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사람을 벌한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따라서, 팀장의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다면 강요죄는 성립하기 어렵다.
JLK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는'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할 것을 권했다.
우리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는 '직장에서의 지위 등을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명시해놨다.
직원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인 걸 알고도 마스크를 쓰라고 했다는 '고의'가 있다면 이는 충분히 직장 내 괴롭힘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우선 회사에 이 상황에 대해서 알린 후, 합당한 구제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관할 노동청에 신고하라고 했다.
또한, 형법상 강요죄를 입증하는 건 상당히 엄밀한 요건이 필요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을 입증하는 건 그보다 훨씬 느슨한 요건으로도 가능하다고 했다. 만약 A씨 팀장의 행동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면, A씨는 팀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