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사줄게” 지인의 유혹, 살해 협박과 ‘성추행 누명’으로 돌아왔다
“술 사줄게” 지인의 유혹, 살해 협박과 ‘성추행 누명’으로 돌아왔다
'유흥업소의 학생 대상 신종 사기 수법'…법조계 “증거 확보 후 역고소 가능”

“술값은 내가 낼게”라는 지인의 카톡을 받고 나간 대학생 A씨는 터무니 없는 요금 청구서와 함께 '성추행' 협박까지 받게 됐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술값은 내가 낼게”
카톡만 믿고 나갔다가 살해 협박과 ‘성추행 누명’을 뒤집어쓴 대학생의 사연이 충격을 주고 있다.
“술값은 내가 낼게”라는 카톡만 믿고 나갔다가, 살해 협박과 함께 터무니없는 요금 청구서를 받은 한 학생의 사연이다. 지인 A씨로부터 “술값을 모두 내겠다”는 달콤한 제안을 받은 대학생. 즐거운 시간이 될 줄 알았던 그날 밤은 악몽으로 변했다.
A씨는 돌연 태도를 바꿔 거액의 술값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자 살해 협박과 함께 있지도 않은 ‘강제추행’ 혐의를 뒤집어씌우려 했다.
“비용은 내가 다 낼게”…달콤한 유혹, 그리고 악몽의 시작
사건은 몇 달 전 새벽 2시경 시작됐다. 학생인 B씨는 지인 A씨로부터 서울의 한 술집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이미 다른 사람들과 술을 마시고 있던 터라 거절했지만, A씨는 “술값과 모든 비용을 내가 내겠다”며 끈질기게 설득했다. B씨는 A씨의 약속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를 증거로 가지고 있다.
술집에 도착해 약 3시간을 보낸 뒤 가게를 나선 B씨에게 날아온 것은 감사 인사가 아닌 협박이었다. A씨는 갑자기 기분이 상했다는 이유로 “돈을 내줄 수 없다”고 말을 바꿨다.
그는 “돈을 내지 않으면 사장을 통해 내용증명을 보내고 강제추행으로 형사고발하겠다”며 B씨를 압박했다. 심지어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스피커폰으로 살해 협박과 욕설을 퍼부으며 명예를 훼손하기까지 했다. B씨는 이 모든 과정을 녹음해두었다.
“겁먹지 마라, 증거가 무기”…변호인단, ‘역고소’ 카드 제시
B씨가 받은 내용증명에는 터무니없는 금액의 술값과 함께 ‘강제추행에 대한 위자료 청구’ 내용까지 담겨 있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 사건을 ‘학생의 불안감을 이용한 전형적인 공갈 사기’로 규정하며, 절대 상대의 요구에 응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A씨가 술값을 내겠다고 약속한 카카오톡 증거가 명백하므로 B씨에게는 법적 지불 의무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히려 A씨의 행위가 협박죄, 공갈죄, 명예훼손죄 등 여러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있지도 않은 사실로 고소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그 자체로 협박이며, 실제 고소가 이뤄질 경우 ‘무고죄’로 역고소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내용증명’ 한 장에 떠는 학생들…법적 효력은 ‘0’
법조인들은 특히 B씨와 같은 젊은 층이 ‘내용증명’이라는 단어에 큰 압박감을 느끼는 점을 우려했다. 내용증명은 ‘어떤 내용의 문서를 언제 누구에게 보냈는지’를 우체국이 증명해주는 제도일 뿐, 문서 내용의 진실성이나 법적 강제력을 보장하지 않는다. 즉, 내용증명을 받았다고 해서 돈을 지불하거나 요구에 따라야 할 의무는 전혀 없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내용증명에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지불 의무가 없음’을 명확히 밝히는 답변서를 보내는 것이 현명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또한 A씨가 술집 사장 명의의 서류를 대신 전달한 행위 역시, 정식 위임장이 없다면 법적 효력을 갖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학생 노린 ‘신종 공갈’…전문가들 “초기 대응이 관건”
이번 사건에 대해 법률사무소 새율의 윤준기 변호사는 “전형적인 유흥업소 ‘바가지 요금’ 사기 수법”이라며 “A씨와 술집 사장이 공모했을 가능성도 있어 사기죄 적용도 검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심의 심규덕 변호사 역시 “학생 신분의 약점을 이용한 불법적 금전 요구”라며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유사한 피해를 막기 위해선 ▲‘공짜 술’ 제안에 신중할 것 ▲상대방의 약속은 메시지나 녹음 등 증거로 남길 것 ▲협박이나 부당한 요구에는 절대 응하지 말 것 ▲즉시 법률 전문가와 상담해 체계적으로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B씨의 사례는 한순간의 유혹이 얼마나 큰 위협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경종을 울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