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신 거 알고 탔는데… 저도 처벌받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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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신 거 알고 탔는데… 저도 처벌받나요?

2026. 03. 23 10:2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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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동승과 방조의 아슬아슬한 경계, 변호사 8인의 조언

음주운전 차량 동승은 운전을 부추기는 등 '적극적 방조'가 인정되어야 방조죄로 처벌된다. / AI 생성 이미지

"운전자가 술 마신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무심코 한 이 대답이 당신을 음주운전의 '공범'으로 만들 수 있다.


술 마시기 전 "대리 부르자"고 했지만, 막상 취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지인의 차에 올랐다면?


처벌의 칼날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을지 모른다. 단순 동승과 적극적 방조, 그 위태로운 경계선 위에서 법률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생존 전략을 짚어본다.


"괜찮겠지 했던 동승, '방조범'으로 몰릴 줄이야"


지인과 거나하게 술을 마신 A씨. 귀갓길에 지인이 운전하는 차에 자연스럽게 올라탔다.


그러나 새벽의 고요함을 깬 것은 음주운전 의심 신고를 받은 경찰이었다. 운전자와 함께 조사를 받게 된 A씨는 경찰이 건넨 '동승자 조사서'의 한 문항 앞에서 멈칫했다.


'운전자가 술을 마신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A씨는 망설임 없이 '예'라고 체크했다. 술을 마시기 전 "대리를 꼭 부르고 가자"고 말했던 기억은 있지만, 취기가 오른 귀가 시점에는 그런 대화가 오갔는지조차 가물가물했다.


A씨는 "같이 타고 간 건 정말 잘못이지만, 저도 처벌을 받나요? 적극적으로 '그냥 타고 가자'고, '괜찮다'고 하진 않았습니다"라며 깊은 시름에 잠겼다.


"열쇠 줬나, 운전 부추겼나"… 처벌 가르는 '적극성'


변호사들은 단순히 음주운전 차량에 동승했다는 사실만으로 무조건 처벌받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서아람 변호사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순히 음주운전 차량에 동승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형사처벌이 이루어지지는 않으며, 운전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거나 방조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처벌 가능성이 발생합니다"라고 명확히 설명했다.


음주운전 방조죄가 성립하려면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행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판례 역시 ▲자신 소유의 차량 열쇠를 건네주거나(의정부지방법원 2021. 9. 10. 선고 2020노2898 판결) ▲자신의 차를 운전하도록 하고 동승하는(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4. 4. 11. 선고 2023고단3063 판결) 등 '적극적인 조력'이 있었는지를 따진다.


결국 처벌 여부는 A씨의 행동이 단순한 동승을 넘어 운전을 실질적으로 도운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불리한 자백… '하지만'과 '다만'에 실린 희망


A씨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음주 사실을 인지했다고 스스로 인정한 부분이다. 김찬협 변호사는 "운전자가 술을 마신 사실을 알고 있는지 부분에 '예'라고 체크한 부분은 불리한 사정으로, 음주운전 방조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방조의 '고의'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곧 유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박성현 변호사는 "적극적으로 운전을 부추기거나 강요하지 않았고 본인 역시 만취하여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에서 수동적으로 동승한 것이라면, 방조의 고의가 없었음을 논리적으로 소명하여 혐의를 벗을 수 있습니다"라며 반전의 여지를 설명했다.


신상의 변호사는 "술을 마시기 전에 대리를 부르자고 먼저 제안했던 점, 그리고 귀가할 때 본인도 만취 상태여서 상황 판단이 흐려진 채 수동적으로 차에 탔을 뿐 적극적으로 운전을 권유하거나 부추기지 않았다는 점은 매우 유리한 정황입니다"라고 강조하며, 불리한 사실과 유리한 정황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리 부르자 했다"…첫 조사, 일관된 진술이 운명 가른다


결국 A씨가 혐의를 벗기 위해서는 경찰 첫 조사부터 일관된 진술로 자신을 방어해야 한다. 민경남 변호사는 "A씨가 술자리를 시작하기 전 대리기사를 부르자고 명확히 제안하셨던 부분은 범행에 가담할 고의가 없었다는 사정을 뒷받침하는 매우 유리한 정황이므로, 이를 수사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하셔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환진 변호사 또한 "A씨께서 사전에 대리운전을 권유한 적이 있고 취한 상태에서 수동적으로 탑승했을 뿐 운전을 부추기지 않았음을 일관되게 주장하셔야 합니다"라고 조언하며, 유리한 사실을 빠짐없이 진술할 것을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수사 초기 단계에서 어떻게 진술하는지가 사건의 향방을 결정짓는 만큼, 섣불리 대응하기보다는 당시 상황을 명확히 정리하고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조사에 임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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