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파트 챙기고 손자는 버렸다…장모 피 거꾸로 솟게 한 사위의 '대습상속' 권리
딸 아파트 챙기고 손자는 버렸다…장모 피 거꾸로 솟게 한 사위의 '대습상속' 권리
딸 죽자 떠난 사위, 혼인신고 미루며 대습상속 노려
생전증여·유언 등으로 방어 가능하지만 유류분은 못 막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남편을 떠나보낸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 외동딸마저 같은 교통사고로 잃었다. 남은 혈육이라곤 딸이 남긴 어린 외손자뿐.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홀로 남은 사위는 장모에게 아이를 맡긴 채 연락을 끊었고, 다른 여자와 새 살림을 차렸다.
2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기막힌 사연의 주인공 A씨가 등장했다. 그는 "딸이 죽자마자 딴 살림을 차린 사위에게 내 재산이 넘어가는 걸 막고 싶다"며 절규했다. 법적으로 이 '나쁜 사위'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
딸 아파트 챙기고 떠난 사위… 혼인신고 안 한 속내
딸이 사망하자, A씨가 결혼 선물로 증여했던 신혼집 아파트는 사위와 외손자에게 상속됐다. 사위는 지방 발령을 핑계로 아이를 장모에게 맡기더니, 양육비마저 끊고 잠적했다. 들려온 소식은 그가 다른 여성과 사실상 재혼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법적으로 혼인신고는 하지 않은 상태였다.
쟁점은 A씨가 사망할 경우 발생할 상속 문제다. 민법상 딸이 먼저 사망하면, 사위와 외손자가 딸을 대신해 A씨의 재산을 상속받는다. 이를 '대습상속'이라 한다.
문제는 사위의 재혼 여부다. 조윤용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대습상속인의 지위는 상속 개시 당시 재혼하지 않은 상태여야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사위가 다른 여성과 살림을 합쳤음에도 혼인신고를 미루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 변호사는 "재혼 여부는 법률상 혼인신고를 기준으로 따지기 때문에 사실혼 관계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사위가 대습상속인 지위를 지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꼼수를 쓴 사위가 장모의 유산까지 챙겨갈 길이 열려있는 셈이다.
"한 푼도 주기 싫다"… 방어 수단은 없나
A씨는 사위에게 재산이 넘어가는 것을 원천 봉쇄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행법상 사위의 상속권 자체를 강제로 박탈할 방법은 없다.
다만 방어책은 있다. 조윤용 변호사는 "사위에게 가는 재산을 최소화하려면 생전에 미리 정리를 해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원하는 다른 자녀(아들 등)에게 생전 증여 ▲유언 공증을 통한 상속 의사 명확화 ▲사후 수익자를 지정하는 신탁 제도 활용 등이 제시됐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사위는 법적으로 보장된 최소한의 상속분인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어, 완벽한 차단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미 넘어간 아파트, '특별수익'이 변수
A씨가 가장 억울해하는 부분은 딸에게 줬던 아파트가 사위 소유가 됐다는 점이다. 이를 돌려받을 수는 없다. 딸 사망 당시 사위는 정당한 1순위 상속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훗날 사위의 상속분을 깎는 결정적 카드가 될 수 있다. 법적으로 '특별수익'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조윤용 변호사는 "딸이 생전에 증여받은 아파트는 상속분을 미리 받은 것으로 간주된다"며 "추후 A씨의 상속이 개시될 때, 사위가 받을 대습상속분에서 이 아파트 가액만큼이 공제되어 상속분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버려진 손자, 할머니가 법적 부모 될 수 있나
재산 문제보다 시급한 건 덩그러니 남겨진 외손자다. A씨는 실질적인 양육자지만 법적 권한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이에 대해 조윤용 변호사는 "가정법원에 '미성년 후견인' 지정 심판을 청구하라"고 제안했다. 후견인으로 지정되면 A씨가 법적 보호자가 되어 아이를 키울 수 있고, 아이를 방치한 사위를 상대로 그동안 밀린 과거 양육비와 장래 양육비를 모두 청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