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하시죠?"…내 편일 줄 알았던 국선변호인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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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하시죠?"…내 편일 줄 알았던 국선변호인의 두 얼굴

2026. 04. 16 09:5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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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가 거짓말로 볼 것" 자백 종용…허술한 증거엔 '모르쇠'

국선변호인이 불분명한 증거에도 자백을 강요해 논란이다. / AI 생성 이미지

첫 재판을 앞두고 만난 국선변호인으로부터 "인정하시죠?"라는 말을 들은 피고인의 사연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증거라고는 출처 불분명한 SNS 캡처본이 전부인 상황에서, 피고인의 억울함을 듣기는커녕 자백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피고인의 방어권이 심각하게 침해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신뢰관계가 깨졌다면 즉시 변호인 교체를 고려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기록도 안 보고 '인정하라'는 변호인"


최근 형사사건 피고인이 된 A씨는 법원이 지정해 준 국선변호인을 만나고 더 큰 절망에 빠졌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의견서를 이미 제출했지만, 변호인은 만나자마자 "인정하시죠?"라고 쏘아붙였다.


A씨가 사건의 억울함을 토로하려 하자, 변호인은 "피고인이 법조인이세요?", "판사도 수많은 피고인을 매일 보는데 당연히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 않겠어요?"라며 말을 잘랐다. 심지어 사건과 무관하게 "군대는 다녀왔냐"고 묻는 등 모욕적인 태도를 보였다.


법무법인 지율의 김민규 변호사는 이러한 태도에 대해 "우선 변호인과 피고인 사이의 기록에 대한 의견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A씨의 말대로라면 적절한 태도로 보이지는 않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도결 이환진 변호사 역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돕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백을 강요하거나 모욕적인 언행을 하는 것은 변호인으로서 부적절한 태도로 보입니다"라며, "국선 변호인이 사건 기록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판사가 거짓말로 볼 것이다라고 단정 짓는 것은 성실 의무 위반 소지가 큽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허술한 '캡처본 증거', 유죄 판결 가능할까?


A씨를 더욱 답답하게 만드는 것은 검찰이 제시한 증거의 허술함이다. 열람한 증거자료에는 선별되거나 다른 사람에게서 전달받은 SNS 캡처본이 전부였고, A씨를 피고인으로 특정한 객관적인 자료는 전무했다.


A씨는 고소인의 진술조차 사건 발생 시점이나 내용에 모순이 많다고 주장한다.


이런 상황에서 고소인의 추정만으로 유죄가 나올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로티피 법률사무소 최광희 변호사는 "출처가 불명확한 캡처본만으로는 작성자 특정과 변조 여부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증거 부동의와 원본 제출 요구, 작성자 특정 다툼을 통해 방어하는 것이 타당합니다"라고 명확한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도 "고소인의 추정만으로 유죄가 가능하지도 않습니다"라고 못 박았다. 이어 형사재판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는 증명이 요구되므로, 단순 추정이나 일방 진술만으로는 유죄 판결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더신사 법무법인 김연주 변호사는 "형사재판에서는 캡처 이미지나 정황증거만으로도 '자유심증'에 따라 유죄 판단이 가능하긴 합니다"라면서도, "모순되는 진술, 차단 시점 불일치, 캡처의 선별성 등이 있다면 오히려 방어에 유리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여 치밀한 증거 다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 "신뢰 깨졌다면 즉시 변호인 교체해야"


결국 A씨의 사례는 변호인과의 신뢰관계가 재판에서 얼마나 결정적인지를 보여준다.


법률사무소 가온길 백지은 변호사는 "국선변호인과 사건 진행 방향에 대해 의견이 맞지 않으시다면, 적극적으로 사선 선임을 고려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조언했다.


변호인이 피고인의 주장을 믿지 않으면 방어권 행사는 요식행위에 그칠 수밖에 없다. 법률사무소 반석 최이선 변호사는 그 위험성을 "변호인이 피고인의 주장을 신뢰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반대신문이나 증거조사가 형식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라고 경고했다.


신뢰관계가 깨진 변호인에게 기댈 바가 없다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이런 경우 최소 두 명 이상의 변호사와 상담을 진행해 본 뒤, 자신의 상황에 맞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부당한 불이익을 입지 않도록 방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억울한 혐의를 벗기 위한 싸움의 첫 단추는, 나를 믿고 내 편에서 싸워 줄 변호사를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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