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살해’ 명재완 손배소 첫 재판… ‘국가배상책임’ 인정 여부 쟁점
‘초등생 살해’ 명재완 손배소 첫 재판… ‘국가배상책임’ 인정 여부 쟁점
유족 측 “교장·지자체 관리 소홀” vs 대전시 “직무와 무관한 사적 행위”

명재완 /연합뉴스
초등교사 명재완에게 살해된 초등생의 유족이 명 씨와 학교장, 대전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이 26일 대전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이번 재판은 가해자 개인의 책임을 넘어 교육 당국과 지방자치단체의 관리·감독 책임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시청각실서 벌어진 살인 사건… 가해 교사는 1·2심 무기징역
사실관계에 따르면 명재완은 지난해 2월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인 김하늘 양을 시청각실로 유인한 후 흉기로 살해했다.
명 씨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이 사건으로 명 씨는 파면되었으나 유족들은 명 씨뿐만 아니라 학교장과 대전시에도 공동 책임이 있다고 보고 총 4억여 원의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유족 측 “이상 징후 방치” vs 대전시 “직무 범위 밖의 사안”
대전지법 민사20단독(송현직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첫 재판에서 유족 측 대리인은 “명 씨의 이상 행동이 사전에 관측되었음에도 학교장이 적절한 관리·감독을 하지 않아 사고를 예방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근거한 것으로, 공무원이 직무 수행 중 고의 또는 과실로 손해를 입힌 경우 국가나 지자체가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대전시 측은 명 씨의 범행이 “직무 집행 중 발생한 것이 아닌 사적인 행위”라고 반박했다. 또한 학교안전공제회에서 이미 위자료가 지급된 점을 들어 추가 배상의 부당함을 시사했다. 학교장 측 역시 인사 소청 절차가 진행 중임을 밝히며 유족 측 주장에 대응할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답변했다.
가해자 명재완 ‘불출석’… 법적 판단 기준은?
가해자인 명재완은 이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민사소송법상 당사자가 변론기일에 불출석할 경우 상대방의 주장을 다투지 않는 것으로 간주(자백 간주)될 수 있으나, 법원은 제출된 사유의 정당성을 심사한다.
판례(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다53623 판결)에 따르면 ‘책임질 수 없는 사유’에 한해 불출석을 정당화한다. 명 씨가 구금 중인 사정은 실무상 참작될 수 있으나, 법원은 필요시 출석 명령을 내리거나 대리인을 통한 소송 수행을 요구할 수 있다. 명 씨의 불법행위 자체는 형사 판결로 소명된 만큼, 향후 민사 재판에서는 구체적인 손해배상액 산정이 주요하게 다뤄질 예정이다.
향후 재판 전망과 법적 쟁점
재판부는 오는 4월 추가 변론기일을 열어 증거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법원은 학교장과 대전시의 책임 유무를 판단할 때 ‘보호·감독 의무 위반’의 정도를 중점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판례(대법원 2001. 10. 30. 선고 2001다49258 판결 등)는 공무원의 직무 집행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배상 책임을 결정한다. 유족 측이 주장하는 명 씨의 사전 이상 징후를 학교가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사고 발생과 인과관계가 있는지가 이번 소송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