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알렸더니 '월급 볼모' 서약서 강요…대표의 악랄한 2차 가해
성범죄 알렸더니 '월급 볼모' 서약서 강요…대표의 악랄한 2차 가해
피해 보고에 퇴사 종용, 보복성 소득신고 협박까지…법조계 "명백한 불법"

직장 내 성범죄 신고를 한 직원에게 대표는 월급을 빌미로 '문제 제기 포기' 서약서 서명을 압박하는 2차 가해를 행했다. / AI 생성 이미지
직장 내 성범죄를 용기 내어 알린 직원에게 회사는 보호막이 되어 주지 못했다. 오히려 대표는 피해자의 약점을 틀어쥐고 퇴사를 종용했으며, 월급을 인질 삼아 “향후 어떤 문제도 제기하지 말라”는 굴욕적인 권리 포기 서약서에 서명하라고 압박했다.
법조계는 이를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이자 강요죄에 해당하는 중범죄라며, 형사 처벌과 민사상 손해배상이 모두 가능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성범죄 알리자 "소득신고 하겠다"…돌아온 건 퇴사 압박과 조롱
직장 내 성범죄 피해를 대표에게 보고한 A씨에게 돌아온 것은 보호가 아닌 사직 종용이었다. A씨가 퇴사 의사를 밝히자 대표의 2차 가해는 노골적으로 시작됐다.
대표는 A씨가 국가 지원금을 받고 있어 소득 신고에 민감하다는 약점을 파고들었다. 기존의 현금 정산 합의를 깨고 “소득 신고를 하겠다”고 협박하며 경제적 보복을 예고한 것이다. 나아가 퇴사 후 당연히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인질로 삼았다.
대표는 ‘향후 회사 근무 중 발생한 모든 일에 문제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권리 포기 서약서에 서명해야만 임금을 주겠다면서 지급을 미뤘다.
결국 대표는 실제로 소득 신고를 한 뒤에야 임금을 지급했고, 그 후에도 A씨에게 비아냥거리는 메시지를 보내 정신적 고통을 가중시켰다.
"월급 인질 삼은 강요죄"…법조계, 형사처벌 '매우 높다' 경고
법률 전문가들은 대표의 행위가 단순한 갑질을 넘어 명백한 범죄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홍대범 변호사(홍대범 법률사무소)는 "성희롱 피해 보고 후 보호조치 대신 사직을 종용하고, 임금 지급을 지연하며 권리 포기를 강요하는 행위는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선 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직장 내 괴롭힘 성립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임금을 인질 삼은 행위에 대해 "당연히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인질' 삼아 권리 포기 서약서 작성을 요구한 것은 '협박'을 통한 의무 없는 일의 강요에 해당할 여지가 큽니다"라고 지적하며, A씨가 서명하지 않았더라도 강요미수죄로 고소 검토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정준현 변호사(더신사 법무법인) 역시 "성폭력 방지법상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 금지 위반으로 형사 책임까지 물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복성 신고'로 뺏길 지원금, 민사소송으로 되찾을 수 있나
대표의 보복성 소득 신고로 인해 A씨가 입게 된 지원금 환수 등 금전적 손해도 배상받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보복 행위의 위법성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오지영 변호사(법무법인 명륜)는 이에 대해 "소득 신고 자체가 적법하더라도 그 동기와 목적이 오로지 A씨에 대한 보복에 있었고, 기존에 현금 정산으로 합의한 사실이 있었다면 이는 권리남용 내지 신의칙 위반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인정됩니다"라고 부연했다.
따라서 A씨는 대표의 보복 행위로 발생한 지원금 환수액은 물론, 비하 메시지 등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까지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초기 증거 정리가 핵심"…모든 대화 내역이 승패 가른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복합적인 사건에서 승소하기 위해서는 증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강민기 변호사(법률사무소 새율)는 "지금 당장 하셔야 할 일은 대표와 주고받은 메시지, 통화 녹음, 서약서 원본, 소득 신고 관련 서류, 지원금 환수 통보 내역 등을 빠짐없이 보존해두시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처럼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 고용노동부 진정 등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 전략이 될 수 있다.
배성권 변호사(법률사무소 송지)는 “정리하면 이 사건은 단순 감정 문제가 아니라 법적으로 대응 가능한 요소가 충분한 사안이며, 초기 대응에서 증거를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핵심입니다”라고 강조하며 신속하고 체계적인 법적 대응을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