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빌려준 '바지사장'인데…사업상 생긴 문제는 모두 내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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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빌려준 '바지사장'인데…사업상 생긴 문제는 모두 내 책임?

2021. 07. 07 14:22 작성2025. 08. 08 16:37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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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으로 따져보면 "명의만 빌려준 '바지사장'도 책임질 부분 있다"

사업자 명의를 빌려줬을 뿐인데, 사업상 문제를 모두 책임질 상황에 처하자 A씨는 당혹스럽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최근 A씨는 선배 B씨에게 솔깃한 사업 제안을 받았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전망이 밝아 보였다. 대신 조건이 있었다. A씨 이름으로 사업자등록을 하는 것. 신용불량자인 선배 B씨는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사업자등록을 할 수 없다고 했다.


고민을 하던 A씨는 '별문제 없겠지' 하는 생각에 그 제안을 수락했다. 이후 실질적인 사업은 B씨가 주도했고, A씨는 B씨의 지시에 따라 일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법적 소송에 휘말릴 위기고, 고객들은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자 선배 B씨는 "네가 사장이니 네가 책임지라"는 식이다.


A씨는 사업자 명의를 빌려줬을 뿐인데, 자신이 문제를 책임질 상황에 처하자 당혹스럽다.

사업자 명의만 빌려줘도⋯상법에 따라 고객 등에 대한 책임 질 수 있어

변호사들은 명의만 빌려준 일명 '바지사장'이어도 책임을 전부 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먼저, 상법 제24조(명의대여자의 책임)에 따라 고객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다. 해당 조항은 "타인(선배)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해 영업을 할 것을 허락한 자(A씨)는 자신을 영업주로 오인해 거래한 제3자(고객)에 대해 그 타인과 함께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한다.


쉽게 말해 이런 경우다. 고객들은 A씨를 사장으로 믿고 거래했다. 그런데 물건에 문제가 생겨 환불 요청이 들어왔다면, A씨도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다.


유승 종합법률사무소의 신동희 변호사는 "고객들에 대한 책임은 A씨가 져야 하는 상황일 수 있다"며 "고객들이 A씨를 사업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환불에 대한 책임도 지는 것"이라고 했다.


법률사무소 저스트의 김태우 변호사도 "사업자 명의만 대여한 경우라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명의를 차용한 사람과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다만 △고객이 A씨의 명의대여 사실을 알았거나 △고객의 중대한 과실로 몰랐을 때는 그 책임을 면한다.


그게 끝이 아니다, 세법 위반으로도 처벌 가능

이 뿐만 아니라 세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도 있다. 우선, 선배 B씨의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한다. 조세범 처벌법 제11조 제1항에는 조세 회피 또는 강제집행의 면탈을 목적으로 타인 명의의 사업자등록을 이용하여 사업을 영위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신용불량자였던 B씨가 A씨 명의를 빌려 사업을 했으니 이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A씨 역시 동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 제11조 제2항은 조세의 회피 또는 강제집행의 면탈을 목적으로 자신의 성명을 사용하여 타인에게 사업자등록을 할 것을 허락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항의 벌금이다.


이름을 빌려주는 것을 쉽게 생각하면 안된다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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