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 회사 기숙사 가구가 날 덮쳤다⋯산재 보상받을 수 있을까?
'휘청' 회사 기숙사 가구가 날 덮쳤다⋯산재 보상받을 수 있을까?
근무시간 아니었더라도, '시설물 결함' 또는 '관리 소홀' 인정되면 산업재해 인정 가능
①가구의 부실한 상태 ②짐 정리와 업무의 연관성 등이 모두 인정되어야

기숙사에 살던 A씨는 퇴사자의 짐을 치우다가 넘어진 장롱에 크게 다쳤다. 이런 경우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게티이미지코리아
대형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하고 있는 A씨는 골프장이 제공하는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허름하긴 했지만, 그래도 만족하며 지내고 있었다. 그 사고가 벌어지기 전까지는.
퇴사자가 남기고 간 짐 정리를 하던 때였다. 장롱 위쪽의 짐을 꺼내려고 한 순간, 장롱이 휘청거리더니 그대로 A씨를 덮쳤다. 피해는 심각했다. 이 사고로 A씨는 몸에 철심을 수십개나 박아야 했고 재활까지 1년이 걸린다는 진단을 받았다.
A씨는 기숙사를 관리하고 있는 골프장 측에 "산업재해를 입었으니 보상해달라"고 말하고 싶다. 가능할까?
변호사들은 근무시간 외에 발생한 사고라도, 사업주가 관리하는 시설물의 결함이나 관리 소홀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면 산업재해가 인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캐디 등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역시 별도의 본인 신청이 없는 한 산재보상 대상이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는 "시설물(장롱)의 결함이나 사업주(골프장 측)의 관리부실 등이 인정되면 산재로 인정될 수 있다"며 "지지대가 약해 장롱이 쉽게 흔들리는 상황이었거나, 장롱이 너무나 노후했다면 사업주 측의 관리부실일 수 있다"고 밝혔다.
법률사무소 확신의 황성현 변호사도 "장롱이 위험한 상태로 방치됐다고 볼 사정을 A씨가 입증할 수 있다면 산재가 인정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반대로 "장롱 상태가 멀쩡하고, A씨의 실수로 다친 경우라면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산재가 인정되려면, 이것 말고도 A씨가 넘어야 할 벽이 한 가지 더 있다. 퇴사자의 짐 정리가 '업무와 연관성'이 있다고 인정받아야 한다.
하진규 변호사는 "해당 퇴사자와 친밀한 관계였고, 그 친분에 의한 행동이었다면 '업무'와 구체적인 연관성은 떨어져 보인다"고 했다. "다만, 이러한 짐 정리가 사업주의 지시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그때는 고려해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정리하자면 ①장롱이 위험한 상태로 방치된 등의 사업주 관리 부실이 있는 동시에, ②업무 연관성이 어느 정도 있어야 산업재해로 보상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