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만 벙긋했는데 모욕죄? CCTV 속 '소리 없는 욕설' 법정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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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만 벙긋했는데 모욕죄? CCTV 속 '소리 없는 욕설' 법정 공방

2025. 10. 10 11:0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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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입모양만으로 고소당한 시민…법조계, '공연성'과 '증거능력' 두고 격론. '개 얼굴 합성' 판례가 변수 될까

소리 없이 입모양으로만 한 욕설이 과연 형사처벌 대상이 될까?/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소리 없는 욕설, CCTV만으로 처벌 가능할까?


소리 없이 입모양으로만 한 욕설이 과연 형사처벌 대상이 될까. CCTV에 포착된 입모양만을 근거로 모욕죄 고소를 당한 한 시민의 사연이 '소리 없는 모욕'이라는 새로운 법적 화두를 던지고 있다.


상대방은 모욕을 당했다고 주장하지만, 당사자는 소리조차 내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상황. 법의 잣대는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CCTV에 포착된 입모양만을 근거로 모욕죄 고소를 당한 한 시민의 사연이 '소리 없는 모욕'이라는 새로운 법적 화두를 던지고 있다.


상대방은 모욕을 당했다고 주장하지만, 당사자는 소리조차 내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상황. 법의 잣대는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쟁점 1. '들리지 않으면 모욕 아니다'…핵심 요건 '공연성'의 벽


모욕죄(형법 제311조)가 성립하려면 '공연히', 즉 불특정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깎아내려야 한다. 이번 사건의 최대 쟁점은 바로 이 '공연성'이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소리가 없었다면 공연성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입 밖으로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았다면 주변인들이 모욕을 인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공연성이 없어 모욕죄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 역시 "제3자가 모욕의 내용을 인지할 수 없으므로 범죄의 핵심 요건이 처음부터 빠졌다"고 분석했다. 들리지 않는 행위는 전파될 가능성이 없어 모욕죄의 법리가 적용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쟁점 2. '명백하다면 유죄'…'개 얼굴 합성' 판례가 남긴 변수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법원은 과거 말이나 글이 아닌 시각적 표현만으로도 모욕죄를 인정한 전례가 있다. 대법원은 피해자 얼굴에 개 얼굴을 합성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행위에 대해 모욕죄 유죄를 확정한 바 있다(대법원 2022도4719 판결). 모욕의 '방법'에는 제한이 없다는 취지다.


이 판례에 근거해 일부 전문가는 유죄 가능성을 열어뒀다. 법률사무소 명중의 윤형진 변호사는 "입모양만 봐도 어떤 욕설인지 명백히 알 수 있는 경우라면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주변의 목격자가 입모양을 명확히 인지하고 그 의미를 이해했다면, '시각적 수단을 통한 공연한 모욕'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신중론이다.


쟁점 3. '독순술가 아닌 이상'…흐릿한 CCTV, 증거의 한계를 드러내다


결국 법정 다툼은 '입모양의 명확성'이라는 증거의 문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형사재판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엄격한 증명을 요구한다. 과연 저화질 CCTV 영상 속 입모양이 이 높은 증명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


법무법인 창세의 김정묵 변호사는 "말소리가 없는 상태에서 CCTV 입모양만으로 특정 욕설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현실적 한계를 짚었다. 법무법인 JLP의 장동훈 변호사 역시 "모욕죄는 상대방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인지를 객관적 제반 사정에 비추어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관적 불쾌감을 넘어, 객관적 증거로 입증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법의 잣대는 엄격하다…감시 사회 속 '표현'의 경계를 묻다


법조계의 중론은 '처벌이 어렵다'로 모인다. 비록 비언어적 모욕 행위가 가능하더라도, 소리 없는 입모양만으로는 범죄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법에 허점이 있어서가 아니라, 무고한 처벌을 막기 위해 형사법이 요구하는 '엄격한 증명의 원칙'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CCTV가 일상을 감시하는 현대 사회에서 사소한 분쟁이 어디까지 형사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지, 그리고 모욕과 무례함의 경계에서 법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사회적 함의를 던진다. 한 시민의 황당한 사연이 법의 잣대가 얼마나 신중하고 엄격하게 적용되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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