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남긴 재산, 형이 독차지했다는 걸 커서 알았어요"
"부모님이 남긴 재산, 형이 독차지했다는 걸 커서 알았어요"
미성년자 상속인의 특별대리인 없이 상속재산분할 협의한 것 '무효'
상속회복 청구 소송 또는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으로 손해회복 가능

고등학생 때 일찍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친형이 법정대리인이 됐다. 형은 내가 살 집만 하나 마련해주고 어떤 도움도 주지 않았다. 성인이 된 뒤 알게 된 사실, 과거 부모님의 재산이 제법 있었다. 지금이라도 유산 중 내 몫을 되찾고 싶은데 가능할까? /셔터스톡
A씨는 그가 고등학생일 때 사고로 부모를 잃었다. 이에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자신의 친형이 자신의 법정대리인(후견인)이 됐다. 하지만, 자신이 머물 집 하나만 마련해줬을 뿐 어떤 지원이나 도움도 받지 못했다. 성인이 된 후 알아보니 돌아가신 부모님이 남긴 재산은 제법 있었던 듯 하다. 하지만 정확히 얼마나 있었는지, 이 재산이 어떻게 처리됐는지 아무것도 모른다. A씨가 받은 것도 없다. 형이 이에 관해 물어본 적도 없다.
시간은 지났지만, A씨는 지금이라도 부모님의 유산 중 자신의 몫을 되찾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변호사들은 재산분할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A씨의 부모는 사고로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이에 유언이 남아있을 확률이 적고, 따라서 상속된 재산은 협의분할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민법 제1013조는 '공동상속인은 언제든지 그 협의에 의하여 상속재산을 분할할 수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A씨의 경우에는 협의가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변호사들은 지적했다. 부모 사망 당시 A씨는 미성년자로, 이런 경우에는 상속재산분할 협의에 있어 특별대리인을 선정했어야 한다.
법률사무소 HY의 황미옥 변호사는 "A씨의 후견인으로 선정된 형이 특별대리인 선임 절차를 거치지 않고 상속재산 분할협의서를 작성한 것이라면, 소송을 통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상속인 중 미성년자가 있을 경우 같은 상속인이 본인의 이익을 위해 미성년자에게 불리한 협의를 할 우려가 있어 원칙적으로 대리인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법원 판례도 "공동상속인 중에 미성년자가 있다면, '특별대리인'을 선임해 상속재산분할 협의를 대리하도록 해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대법원 92다54524 판결)
이에 따라 변호사들은 부당이득 반환청구나 상속회복 청구의 소를 제기해야 한다고 했다.
황미옥 변호사는 "만약 후견인으로 선정된 형제가 특별대리인 선임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상속재산 분할협의서를 작성했다면 '부당이득 반환청구'를 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심앤이 법률사무소의 이지훈 변호사도 "부당이득 반환청구의 형태로 A씨의 상속분을 찾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히 어떤 재산이 있었는지 A씨가 알지 못해도, 소송을 진행하면서 사실조회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으니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부연했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상속회복 청구의 소를 진행하라"고 권했다.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권이 없으면서도 사실상 상속의 효과를 보유한 사람에 대해, 진정한 상속인이 상속의 효과 회복을 청구하는 권리다. (민법 제999조)
상속회복 청구의 소는 상속권 침해를 안 날로부터 3년, 상속권 침해 행위가 있었던 날로부터 10년 이내에 제기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