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전 여친" 허위 낙인…학폭 트라우마에 2차 가해
"아이돌 전 여친" 허위 낙인…학폭 트라우마에 2차 가해
팔로워 1만 계정에 신상 무단 유포…변호사들 "명백한 범죄, 증거부터 확보하라"

학교폭력으로 자퇴한 21세 여성이 특정 아이돌의 전 여자친구라는 허위 사실과 함께 신상이 유포되는 2차 가해에 시달리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연습생 시절 겪은 학교폭력으로 자퇴까지 내몰렸던 21세 여성이 "특정 아이돌의 전 여자친구"라는 허위 사실과 함께 온라인에 신상이 무차별 유포되는 2차 가해에 시달리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인스타그램이라는 플랫폼의 특성이나 익명성 뒤에 숨어도 처벌을 피할 수 없는 명백한 범죄 행위라며, 게시물이 사라지기 전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로 조언했다.
"쫓겨나듯 방출"… 끝나지 않은 고통의 연대기
A씨(21)의 학창 시절은 악몽이었다. 아이돌 연습생으로 생활하던 그녀는 3년간의 집요한 학교폭력과 마녀사냥에 시달렸다.
극심한 고통에 정신과 진단까지 받은 A씨는 "결국 고등학교 3학년, 한 학기를 남겨두고 '거의 쫓겨나듯' 학교에서 방출됐어요."라며 당시의 참담했던 상황을 토로했다. 그녀의 학력은 아직 '중졸'에 멈춰 있다.
과거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새로운 지옥이 시작됐다. "정병이다"와 같은 모욕적인 욕설이 담긴 다이렉트 메시지(DM)가 쏟아졌고, 최근에는 팔로워 1만 명을 보유한 인스타그램 계정에 충격적인 게시물이 올라왔다.
A씨를 "어떤 남자 아이돌이 몇 년도에 만난 전 여자친구"라고 지목하며 그녀의 인스타그램 계정, 비공개 계정 캡처본,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까지 무차별적으로 유포한 것이다. 학교에서 겪었던 끔찍한 괴롭힘이 온라인 공간에서 더욱 교묘하고 잔인한 방식으로 반복되고 있었다.
"인스타라고 못 잡는다? 옛말"… 법조계의 단호한 경고
A씨의 절박한 호소에 법률 전문가들은 '고소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차원 김진우 변호사는 "인스타그램이 해외 기업이라 고소가 어렵다는 것은 옛말입니다"라고 단언하며 "1만 명 규모의 계정에 귀하의 비공개 계정 캡처본, 카톡 프로필, 사진 등을 올리며 특정 남자 아이돌의 전 여자친구라는 허위 사실을 퍼뜨린 행위는 정보기통망법상 명예훼손죄(허위사실 적시)에 해당합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다른 변호사들의 의견도 일치했다. 법무법인 연우 이숭완 변호사는 "1만 팔로워 계정은 전파 가능성이 매우 높아 공연성 요건도 충족됩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 여성청소년범죄수사팀장 출신인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 역시 "인스타그램 계정의 경우 국내 수사기관이 메타 측에 수사 협조 요청을 통해 계정 운영자를 특정하는 것이 가능합니다"라고 강조하며 가해자 추적이 가능함을 시사했다.
"지금 당장 캡처부터"… 합의금보다 중요한 첫 단추
그렇다면 A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모든 변호사가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바로 '증거 확보'다.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유지현 변호사는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증거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캡처본, 메시지, 게시물 등을 모두 저장해 두셔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특히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의 특성상 신속한 대응이 관건이다. 법무법인 성지 파트너스 최정욱 변호사도 "현 시점에서 스토리 또는 게시글이 사라지기 전에 해당 자료를 채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관심이 쏠리는 합의금 규모에 대해 김진우 변호사는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의 경우 가해자의 신원이 특정되면 보통 300만 원에서 500만 원 선에서 합의금이 형성됩니다"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김 변호사는 가해자의 악질적인 루머 유포로 인해 A씨의 사회적 평판이 심각하게 훼손되거나 정신과 치료를 받은 사실 등이 입증될 경우, 1,000만 원 이상의 합의금이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기윤 변호사 등 다수의 전문가들은 섣불리 금액을 예측하기보다 가해자 특정을 위한 형사 고소 절차에 우선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