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돔 끼는 척' 남친 때문에 임신중절…'꽃뱀'이라는데, 고소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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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돔 끼는 척' 남친 때문에 임신중절…'꽃뱀'이라는데, 고소할 수 있나요?

2026. 07. 21 11:2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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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임 요구 무시하고 속여 성관계…민사 손해배상과 별개로 형사 처벌될까

A씨는 남자친구가 피임 요구를 무시하고 몰래 질내사정해, 원치 않는 임신과 중절 수술을 겪어야 했다. / AI 생성 이미지

A씨는 남자친구 B씨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 하지만 A씨는 B씨에게 질내사정은 원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다.


B씨는 A씨의 요구를 무시했다. 심지어 A씨가 직접 사준 콘돔을 끼는 척하고 성관계를 갖는 등 기만적인 방법으로 질내사정을 반복했다.


결국 A씨는 원치 않는 임신을 했고,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받아야 했다. 수술 후 신체적, 정신적 고통에 대한 피해보상을 요구하자 B씨는 되레 A씨를 '꽃뱀' 취급했다.


연인 사이의 신뢰를 깨뜨린 이 행위,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콘돔 사줬지만 '끼는 척'…반복된 기망 행위와 임신


A씨는 교제하던 남자친구 B씨와 성관계를 가질 때마다 질내사정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현했다. 피임을 위해 콘돔을 사주기도 했다.


하지만 B씨는 A씨의 요구를 묵살했다. 여러 차례 질내사정을 했고, 급기야 콘돔을 사용하는 척 속이고 성관계를 해, A씨를 임신에 이르게 했다.


A씨는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받았고, 처음에는 병원비 정도만 받았다. 그러나 이후 신체적 후유증과 정신적 고통이 크다는 것을 알고 B씨에게 정식으로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B씨의 반응은 적반하장이었다. A씨를 '꽃뱀'이라며 비난했다.


'스텔싱' 처벌 어렵다지만…형사 고소, 견해 갈려


결론부터 말하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하다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형사 처벌 가능성에 대해서는 견해가 갈렸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 피임 기구를 제거하는 '스텔싱(stealthing)' 행위는 현행법상 강간죄로 처벌하기는 어렵다. 성관계 자체는 동의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선승 안영림 변호사는 "성관계에 동의했다면 형사 고소 대상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더신사 법무법인 김연주 변호사는 "스텔싱은 사안에 따라 상해죄나 과실치상죄로 검토될 수 있지만, 이 경우의 임신은 상해에 해당하지 않아 안타깝게도 민사 손해배상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다른 각도에서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법적으로는 B씨의 기망 행위(속이는 행위)로 A씨가 원치 않는 임신을 했고, 그 결과 낙태에 이르게 된 인과관계가 인정될 경우 '부동의낙태죄' 고소를 검토해 볼 수 있다.


법률사무소 유(唯) 박성현 변호사는 "질내사정에 대한 동의가 없었다면, 강간 또는 성폭행의 요소가 될 수 있다"며 형사 고소 가능성을 열어뒀다.


수술비와 치료비, 정신적 위자료까지 청구 가능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하다는 데 변호사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B씨의 행위는 A씨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신체의 안전을 침해한 명백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명시적인 피임 요청을 무시하고 기망적인 방법으로 질내사정을 한 행위는 의료비를 넘어선 손해배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손해배상 청구 범위에는 수술비용뿐 아니라 수술 후 후유증으로 인한 치료비, 일실수입,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명재 최한겨레 변호사는 B씨가 A씨를 '꽃뱀' 취급한 것에 대해 "자신의 잘못을 인식하면서도 책임을 피하기 위해 방어하는 모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불법행위 후의 태도는 위자료 산정 시 B씨에게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와 로티피 법률사무소 최광희 변호사는 "청구 금액이 그다지 크지 않을 수 있으니, 변호사 선임 시 경제적 이익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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