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해도, 확실하게, 법으로 보면 문제가 있습니다
소소해도, 확실하게, 법으로 보면 문제가 있습니다

회사 물건을 임의로 반출·처분하는 것은 엄연한 범죄 행위다. 그것이 아무리 소액이라도 마찬가지다. /연합뉴스·게티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선 '소확횡'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이 없는 듯하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횡령'이라는 뜻으로 사무실에 있는 각종 비품을 집으로 가져가 스트레스를 푼다는 뜻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횡령에 해당하는 물품은 작게는 볼펜, A4용지 등 자잘한 사무용품부터 캡슐커피와 믹스커피 그리고 과자 등 다양하다. 심지어는 사무실에서 사용하라고 둔 손소독제도 금세 없어진다는 글이 온라인에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다만 이렇게 회사 물건을 임의로 반출·처분하는 것은 엄연한 범죄 행위다. 그것이 아무리 소액이라도 마찬가지다. 번거로워서 신고하지 않을 뿐이지만, 만약 회사 측이 법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나서면 이 경우엔 절도죄가 적용될 수 있다. 형법 제329조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에 대해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했다.
초범이고, 피해 액수가 적은 경우는 대부분 벌금형이 선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기간 상습적으로 이렇게 회사 물품 등을 빼돌렸다면 처벌 수위가 올라갈 수 있다. 혹시라도 해당 직원이 비품을 관리하는 담당자라면, 법정형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인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할 수도 있다.
법적인 해결 외에 내부적으로 해당 직원에 대해 징계도 할 수 있다. 다만, '해고'가 가능한지는 법원마다 판단이 다르다. 소액이라도 회사의 재산을 횡령하거나 훔쳤다면 해고의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본 재판부도 있고, "해고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본 재판부도 있다.
일례로 지난 2018년 서울행정법원 박성규 부장판사는 회사 공구 130여만원 상당을 훔쳐 절도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직원에게 해고까지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범죄를 저지르긴 했지만, 25년간 근속했고 그동안 단 한 번도 징계 처분을 받은 적 없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해고는 과하다고 봤다. 대신 강등이나 정직·감봉 처분이 적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와 달리, 지난 2011년 서울행정법원 오석준 부장판사는 400씩 두 차례 총 800원을 횡령한 버스기사를 해고한 고속버스 회사의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노사 합의에 기한 단체협약에서 버스요금 횡령 시 바로 해고하도록 한 점 등을 그 근거로 삼았다.
이 밖에도 최근 물가가 오르면서, 구내식당에서 밥과 반찬 등을 싸가는 경우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경우도 있다. 회사로선 구내식당 운영비가 늘어 부담이기에 그럴 수 있지만, 직원들을 제재해야 하는 이유가 또 한 가지 있다. 바로 법이다.
식품위생법상 회사 구내식당이 '집단급식소'에 해당하는 경우, 음식물 외부 반출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집단급식소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으면서 특정 다수에게 계속하여 식사를 제공하는 곳을 말한다. 기숙사, 학교, 병원, 산업체, 공공기관 등의 급식 시설로 1회 50명 이상에게 식사를 제공한다면 집단 급식소에 해당한다.
대량으로 식재료를 관리하고 음식을 조리하는 집단 급식소 특성상 식중독 등 직원들의 위생 및 안전에 해를 끼칠 염려가 있기 때문에 외부 반출 등을 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회사는 구내식당 음식을 외부로 가져가는 행동을 제지할 수 있다. 이어 적법한 절차를 걸쳐 취업규칙 등에 해당 내용을 정해둔다면, 이를 어긴 직원을 대상으로 징계도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