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견책' 징계, 취소는 가능하지만 끝은 아니다
억울한 '견책' 징계, 취소는 가능하지만 끝은 아니다
법원의 '징계사유 불가분 원칙'과 행정청의 '재징계 재량권' 충돌…전문가들 "싸울 실익 분명하다"

자기가 하지도 않은 잘못까지 뒤집어쓰고 '견책' 징계를 받은 공무원 A씨는 과연 억울함을 풀 수 있을까./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하지도 않은 잘못 묶여 '견책'…징계 취소돼도 '재징계' 가능한 이유
하지도 않은 잘못까지 뒤집어쓰고 '견책' 징계를 받은 공무원, 과연 억울함을 풀 수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여러 징계사유 중 하나만 틀려도 징계 전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면서도, 기관이 남은 사유만으로 다시 징계할 수 있어 '완전한 승리'는 아니라고 경고한다. 한 공무원의 억울한 사연을 통해 징계 취소와 재징계의 법적 딜레마를 파헤쳐 본다.
징계사유 하나만 틀려도 '전체 무효'…법원의 '불가분 원칙'이란?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소청심사를 통해 징계를 취소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이는 여러 징계사유를 묶어 하나의 징계를 내렸을 때, 그중 일부라도 사실이 아니거나 부당하면 징계 전체를 위법하다고 보는 '징계사유의 불가분성 원칙' 때문이다.
법무법인 쉴드의 이진훈 변호사는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으면, 재량권 남용으로 견책 처분 전체가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억울한 '덤터기'를 벗겨낼 첫 번째 열쇠다.
징계 취소는 끝이 아니다…'재징계'라는 현실적 관문
소청에서 이겨 징계가 취소되면 모든 게 끝날까. 안타깝게도 전문가들은 '재징계'라는 현실적 관문이 남았다고 경고한다. 징계 취소는 '절차'나 '사유 일부'의 문제를 지적한 것일 뿐, 인정된 잘못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기존 징계 처분이 취소되더라도, 기관은 인정된 잘못만으로 다시 징계를 부과할 수 있다"며 "징계 취소가 완전한 면죄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싸워야 하는 이유…'견책'과 '불문경고'의 차이
'어차피 다시 징계를 받을 텐데, 굳이 싸워야 하나?' 변호사들은 "그럼에도 실익은 분명하다"고 강조한다. 징계사유가 줄어든 만큼, 재징계 시에는 기존 '견책'보다 가벼운 처분이 나올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정식 징계가 아닌 '불문 경고(기록에 남지 않는 경고)' 수준에서 방어할 수도 있다"며 "견책이 주는 공직 생활 전반의 불이익을 생각하면, 억울함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소청 전략, '객관적 증거'와 '정상참작 사유'가 관건
결국 이 공무원의 싸움은 '하지 않은 잘못'을 입증하는 증거 싸움이자, '한 잘못'에 대한 처벌 수위를 낮추는 양형 싸움이다. 전문가들은 억울한 부분에 대해서는 동료 진술, 업무 기록 등 객관적 자료로 적극 반박하고, 인정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깊이 반성하는 태도와 함께 그간의 공직 기여도 등 정상참작 사유를 풍부하게 제시하라고 조언한다. 한 공무원의 억울함에서 시작된 이 사건은, 징계 처분의 무게와 그에 맞서는 개인의 권리 구제 절차가 공직 사회에 던지는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