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무죄 뒤집혔다⋯"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발언 고영주, 2심에서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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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무죄 뒤집혔다⋯"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발언 고영주, 2심에서 유죄

2020. 08. 27 15:54 작성2020. 08. 27 15:58 수정
권예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e.kw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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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가 정치적 판단을 내릴 수 없다' 자제론에 무게 둬 무죄 줬던 1심

2심에서는 "공산주의자라고 볼만한 근거가 어디에도 없다" 유죄 판단

허위사실로 문재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위원회 이사장이 2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공산주의자."


이 표현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재판장 최한돈 부장판사)는 27일 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71)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최 부장판사는 "'공산주의자'라는 표현은 다른 어떤 것보다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표현"이라면서 "증거조사 결과에 의하면 (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볼만한 근거는 피고인의 논리 비약 주장 외에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1심에서는 '무죄'로 본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당시 1심에서는 "(고 전 이사장의 발언이) 공론의 장에서 평가받아야 하는 것으로 형사 법정의 권한을 넘어선다"며 무죄를 선고했었다.


고영주 "대통령 되면 우리나라 적화되는 건 시간 문제"

사건은 제18대 대선 직후인 2013년 1월, 한 보수단체 행사에서 촉발됐다. 고 전 이사장은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 대해 "공산주의자다"라면서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부림사건은 공산주의 운동이며 문 대통령이 당시 변호인이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난 2015년 고 전 이사장을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하지만 사건이 접수된 지 2년이 넘도록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인 지난 2017년 9월에서야 고 전 이사장을 불구속기소 했다.


1심, "정치적 발언은 공론의 장에서 받아라" 무죄 판결

이 사건의 1심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경진 판사가 맡았다. 단독 재판부라 김 판사가 혼자 사건을 처리했다.


김 판사는 일단 "일의적(一義的⋅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인 공산주의 개념이 존재하는지 의문"이라면서 "고 전 이사장의 (문 대통령은) 공산주의자란 표현이 허위 사실인지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악의적으로 모함하거나 인격적 모멸감을 주려는 의도로 보이지 않고, 자유민주주의 체제 유지에 대한 집착에 따른 것으로 보여 명예훼손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도 했다.


또한 "공적 존재의 국가·사회적 영향력이 클수록 정치적 이념에 대한 의문은 광범위한 문제 제기가 허용돼야 하고 이는 공론의 장에서 평가받아야 하는 것으로 형사 법정의 권한을 넘어선다"고 판시했다.


사법부가 정치적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자제론에 무게를 둔 무죄 판결이었다.


2심, "공산주의자라고 볼만한 근거가 어디에도 없다" 유죄 판결

하지만 2심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재판장 최한돈 부장판사)의 판단은 달랐다.


최 부장판사는 "동족상잔과 이념 갈등 등에 비춰 보면 공산주의자라는 표현은 다른 어떤 표현보다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표현"이라며 "발언 내용의 중대성, 피해자의 명예가 훼손된 결과, 사회 전반에 미치는 이념 갈등 상황에 비춰보면 피고인의 발언이 표현의 자유 범위 안에서 적법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증거조사 결과에 의하면 (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볼만한 근거는 피고인의 논리 비약 주장 외에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며 "오히려 피고인이 수사한 부림사건이 위법하다는 점만 드러났을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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