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기소유예 기록, 미국 비자 신청 시 숨기면?…'공무집행방해' 덫 될 수도
성매매 기소유예 기록, 미국 비자 신청 시 숨기면?…'공무집행방해' 덫 될 수도
4년 전 성매매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A씨, 가족과 미국·캐나다 여행 앞두고 '범죄경력' 고민. 전문가들 "허위 기재 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성립 가능성…정직한 신고가 최선"

성매매 혐의 기소유예 처분은 5년간 기록이 남아 미국 비자 신청 시 문제가 될 수 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성매매 기소유예, 5년 지나면 깨끗?…미국 비자 신청의 '함정'
2021년 성매매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A씨. 4년이 흐른 올해 10월, 그는 가족과 함께 미국·캐나다 여행을 계획하다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혹시나 과거의 기록이 발목을 잡을까, 비자 신청서에 이 사실을 숨겨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A씨의 사례처럼 과거의 과오가 해외여행이나 이민을 가로막는 '덫'이 될 수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한순간의 거짓말이 더 큰 법적 책임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5년 지나면 사라진다던데"…기소유예, 정말 '깨끗한 기록'일까?
A씨가 받은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는 인정되지만, 검사가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다. 유죄 판결이 아니므로 흔히 말하는 '전과' 기록은 남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수사경력자료'에 5년간 보관되며, 이 기간이 지나야 기록이 삭제되는 '형의 실효' 절차를 밟는다.
문제는 A씨처럼 5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기록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범죄경력회보서'를 발급받으면 해당 내용이 나타날 수 있다. 홍대범 변호사는 "성매매는 법정형이 가벼워 5년이면 형의 실효가 된다"며 2019년 3월부터 주미 대사관에 '실효된 형'까지 제출할 필요는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실효된' 이후의 이야기다.
반면 김지진 변호사는 "기소유예는 범죄기록이 아니므로 여행에 제약이 없다"면서도 "행정적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해당 대사관에 문의해보라"고 조언했다. 두 변호사의 조언을 종합하면, 기소유예 자체는 전과가 아니지만 기록이 존재하는 동안에는 비자 발급 과정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괜찮겠지" 숨겼다간…'위계 공무집행방해' 쇠고랑 찰 수도
만약 A씨가 비자 신청서에 기소유예 사실을 고의로 누락하면 어떻게 될까. 이는 단순히 비자 거부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대법원 판례는 외국 주재 한국영사관에 허위 자료를 제출해 비자를 발급받는 행위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대법원 2010도14696 판결).
이는 한국법에 따른 처벌이다. 미국이나 캐나다 등 해당 국가의 법률에 따른 제재는 더욱 엄격하다. 특히 성매매는 '도덕적 비행(moral turpitude)'으로 간주되어 입국 금지 사유가 될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허위 사실 기재가 발각될 경우 영구적인 입국 거부 명단에 오르거나, 심지어 입국 후 추방될 수도 있다.
결국 '들키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안일한 생각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는 지름길인 셈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비자 신청 시 가장 안전한 방법은 '정직한 신고'라고 입을 모은다.
가족과의 꿈같은 여행, '정직'이 가장 안전한 비자
A씨의 고민에 대한 최선의 해법은 무엇일까. 먼저 관할 경찰서에 연락해 자신의 수사경력자료가 현재 어떤 상태인지, 언제 실효되는지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그다음, 비자 신청서에 관련 질문이 있다면 사실대로 기재해야 한다.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경위와 현재 상황을 간략히 설명하고 선처를 구하는 자료를 첨부하는 것도 방법이다. 허위 기재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지는 것보다, 사실을 밝히고 심사를 받는 편이 장기적으로 훨씬 안전하다.
가족과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려던 여행이 악몽으로 변하지 않으려면, 가장 확실한 비자는 '정직'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복잡한 국제 비자 문제는 반드시 해당 국가의 이민법 전문 변호사와 상담해 가장 안전하고 정확한 길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