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잡았더니, 경찰 "당신이 가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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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뺑소니 잡았더니, 경찰 "당신이 가해자"

2026. 04. 16 16:3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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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km 추격해 잡은 만취 운전... 되레 가해자로 몰린 운전자의 호소

정상 주행 중 끼어든 만취 차량에 사고를 당하고 추격 끝에 잡았으나, 우회전 차량이란 이유로 가해자로 몰린 사연이 공분을 사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정상 주행 중 갑자기 끼어든 만취 차량에 받히고 2km를 추격해 운전자를 붙잡았지만, 경찰로부터 "우회전 차량이라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황당한 말을 들은 운전자의 사연이 공분을 사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 교통사고가 아닌 '음주 뺑소니'와 '차선 변경' 과실로 사건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초기 대응에 따라 과실 비율이 100:0까지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km 추격전 끝에 잡은 만취 운전자...황당한 경찰의 첫마디


사고는 2026년 2월 12일 밤 10시 23분경 발생했다. 제보자 A씨는 우회전을 마친 뒤 횡단보도를 지나 차로에 완전히 진입해 주행하고 있었다.


그 순간, 1~2차로를 달리던 상대 차량이 방향지시등도 켜지 않은 채 3차로로 돌진하며 A씨 차량의 옆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블랙박스에는 당시의 충격음과 흔들림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러나 상대 차량은 멈추지 않고 그대로 달아났다. A씨는 약 2km를 추격한 끝에 간신히 상대 차량을 멈춰 세울 수 있었다.


운전자는 얼굴이 붉고 강한 술 냄새를 풍겼으며, 경찰을 기다리는 동안 물을 마시겠다며 자리를 피하려는 등 이상 행동을 보였다. 결국 음주 측정 결과 면허 취소 수치가 나왔다.


하지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상대 차량은 직진 중이었고, 당신은 우회전 차량이라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우회전이 불리' 관행의 함정...핵심은 '차선 변경' 사고


변호사들은 경찰의 초기 판단이 사건의 본질을 놓친 것이라고 지적한다.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는 "지금 사건은 단순 ‘우회전 vs 직진’으로 볼 게 아니라, 차로 변경 과실 + 사고 후 조치 의무 위반 여부로 다시 프레임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회전을 마쳐 이미 차로에서 정상 주행 중이었다면, 사고의 원인은 뒤늦게 방향지시등 없이 끼어든 상대방의 '차선 변경' 과실에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 역시 "질문자님의 차량이 이미 차로에 정상 진입하여 주행 중이었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상대 차량이 방향지시등 없이 급격히 차선을 변경한 시점과 질문자님의 주행 안정화 시점을 대조하면, 사고의 원인 제공자는 명백히 상대방임을 입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도로교통법 제19조는 다른 차의 정상적인 통행에 장애를 줄 우려가 있을 때 진로 변경을 금지하고 있다.


2km 도주, 명백한 뺑소니 아닌가?...'사고 인지'가 관건


경찰이 '도주'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뺑소니(사고 후 미조치)는 단순히 현장을 떠났는지가 아니라, 사고를 인지하고도 구호 조치 없이 고의로 이탈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사고 사실을 인식하고도 구호조치나 현장 조치를 하지 않은 채 고의적으로 이탈했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블랙박스에 찍힌 선명한 충격음, 2km에 달하는 도주 거리,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와 연락처 제공 거부 등은 운전자가 사고를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정황이다.


더신사 법무법인 정준현 변호사는 "충돌 후 정차하지 않고 2km를 이동한 점, 경찰이 올 때까지 자리를 이탈하려 한 점 등은 사고 후 구호 및 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정황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상 프레임 단위 분석으로 100:0 다퉈야...초기 대응이 전부"


결국 억울한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블랙박스 영상 분석을 통해 법리적 주장을 담은 의견서를 경찰에 제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블랙박스 영상에서 질문자님 차량의 차로 진입 완료 시점과 상대 차량의 차선 변경 시점을 프레임 단위로 분석하여 입증하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법무법인(유한) 안팍 오정석 변호사 또한 "음주와 비정상적 주행이 사고의 근본 원인임을 입증하여 가해자 지위를 반전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며, 불합리한 상황을 막기 위해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통해 수사관의 시각을 교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관행적 판단에 맞서, 영상 증거와 법리를 통해 사건의 프레임을 바로잡는 싸움이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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