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만 남기고 떠난 아버지…'상속포기' 3개월 놓치면 빚더미 대물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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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만 남기고 떠난 아버지…'상속포기' 3개월 놓치면 빚더미 대물림

2025. 11. 06 10:4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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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보다 빚이 많을 때 상속인의 운명을 가를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3개월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빚의 굴레에 빠질 수 있다.

고인이 남긴 빚이 재산보다 많을 경우, 상속인은 사망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신청해야 빚의 대물림을 막을 수 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아버지의 부고와 함께 날아온 빚 독촉장"…3개월 놓치면 '내 월급'도 위험하다


주말 사이 아버지를 떠나보낸 A씨. 슬픔에 잠길 겨를도 없이, 그는 아버지의 부고(訃告)와 함께 '빚 독촉장'이라는 또 다른 청구서를 받았다.


아버지가 남긴 재산은 보증금 500만 원이 전부. 그러나 빚은 얼마인지조차 가늠할 수 없는 시한폭탄과 같았다.


빚 대물림 막을 두 개의 방패,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법은 A씨처럼 빚의 대물림 위기에 처한 상속인을 위해 두 가지 구제책을 마련해두고 있다. 바로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이다. 상속인은 상속이 시작됐음을 안 날(통상 사망일)로부터 3개월 안에 둘 중 하나를 선택해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한다. 이 '골든타임'을 놓치면 빚을 포함한 모든 유산을 그대로 물려받는 '단순승인'으로 간주돼 꼼짝없이 빚더미를 떠안게 될 수 있다.


상속포기는 재산과 빚 모두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고 상속인의 지위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반면 한정승인은 물려받은 재산의 한도 내에서만 빚을 갚겠다고 조건부로 상속을 받는 제도다. 예를 들어 재산이 1억 원, 빚이 10억 원일 때 한정승인을 하면, 1억 원의 재산으로 빚을 청산하고 나머지 9억 원의 빚에 대해서는 상속인이 책임지지 않는다.


"나만 포기하면 끝? 4촌까지 번지는 '빚의 도미노' 막으려면"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1순위 상속인(자녀, 배우자)인 내가 상속을 포기하면 빚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음 순위 상속인에게 넘어간다. 2순위(부모, 조부모), 3순위(형제자매), 4순위(삼촌, 고모 등 4촌 이내 방계혈족)까지 '빚의 도미노'가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 연쇄 효과를 막는 '방파제'가 바로 한정승인이다. 상속인 중 한 명이라도 한정승인을 받으면, 그 사람 선에서 상속 채무가 정리돼 후순위 상속인에게 빚이 넘어가지 않는다. 법무법인 신의의 박지영 변호사는 "상속인 중 1명은 한정승인을 하고 나머지 상속인들은 상속포기를 하는 것이 가장 깔끔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빚 규모 모를 땐 '상속포기'가 정답…'한정승인'의 함정은?


그렇다면 A씨의 경우 어떤 선택이 유리할까. 다수의 법률 전문가들은 '상속포기'의 손을 들어줬다. 더든든 법률사무소의 추은혜 변호사는 "알려지지 않은 개인 채권자가 존재할 가능성과 한정승인 후 추가 채권자에게 소송당할 위험을 고려하면 상속포기가 더 안전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정승인은 절차가 복잡하다는 단점도 있다. 상속인이 직접 재산을 처분해 채권자들에게 비율대로 나눠주는 청산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월급 통장도 뺏길까?…압류, 어디까지 가능?


A씨가 가장 우려했던 '내 재산도 뺏길까'하는 가압류 문제에 대해 변호사들은 "상속인의 고유재산은 안전하다"고 입을 모았다. 채권자들이 가압류를 하더라도 대상은 돌아가신 아버지 명의의 재산(상속재산)에 한정되며, 상속인 개인의 월급 통장이나 부동산에는 손댈 수 없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심의 심규덕 변호사는 "임차보증금 500만 원은 현행법상 사실상 '압류방지 스티커가 붙은 돈'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아 이마저도 지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갑작스러운 빚 상속의 공포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세 가지 행동 지침을 강조한다.


첫째, 정부의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고인의 금융 내역을 조회해 전체적인 재산과 빚의 규모를 파악할 것.


둘째, 상속 개시를 안 날로부터 '3개월'이라는 골든타임을 반드시 지킬 것.


셋째, 이 기간 안에 법률 전문가와 상담해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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