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30만원, 욕설은 100만원…사과 대신 폭언 선택한 식당이 받은 청구서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식중독 30만원, 욕설은 100만원…사과 대신 폭언 선택한 식당이 받은 청구서

2026. 08. 18 14:35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항암치료 마친 노모 모시고 간 곰탕집에서 식중독

구청 신고하자 '적반하장'

식당 측, 손님에게 30여 분간 융단폭격 욕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탈이 난 손님에게 사과와 보상을 하기는커녕, 관청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앙심을 품고 폭언을 퍼부은 식당 측이 결국 음식값이나 식중독 보상금보다 훨씬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됐다.


잘못된 사후 대응이 얼마나 큰 법적 책임으로 돌아오는지 보여주는 촌극 같은 사건이다.


항암치료 직후 먹은 곰탕 한 그릇의 비극


2015년 5월 27일, 아들인 A씨는 다발성골수증으로 고된 항암치료를 마친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 인근의 곰탕집을 찾았다. 기력을 보충하기 위해 선택한 메뉴였지만, 곰탕 한 그릇은 도리어 독이 되었다.


식사를 마친 당일 밤 9시경부터 모자는 심한 설사와 복통에 시달렸고, 다음 날 소아청소년과에서 식중독 의심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받아야 했다.


분통이 터진 A씨는 두 달 뒤인 7월 29일, 서대문구청 보건위생과에 해당 식당에 대한 위생 점검을 민원으로 접수했다.


이틀 뒤인 7월 31일, 현장 점검을 나간 담당 공무원은 식당 위생 상태가 불량한 것을 확인하고 식당 운영자에게 과태료 50만 원을 부과했다. 여기까지는 흔히 볼 수 있는 식품위생법 위반 사례다. 진짜 문제는 그 직후에 터졌다.


과태료 처분에 격분해 쏟아낸 폭언과 욕설


자신의 식당이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되자, 식당 측 관계자인 B씨는 이성을 잃었다.


B씨는 과태료 부과 당일 오전 10시 32분부터 11시 4분까지 약 30여 분에 걸쳐 신고자인 A씨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융단폭격 수준의 폭언과 욕설을 쏟아냈다.


결국 A씨와 어머니는 식당 운영자와 욕설을 퍼부은 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식중독 위자료 30만 원…폭언 위자료는 100만 원"


이 사건을 심리한 서울서부지방법원 항소심 재판부(제1민사부, 재판장 안승호)는 식중독 발생 책임과 폭언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구분하여 판결을 내렸다.


주목할 만한 점은 식중독으로 인한 피해보다 그 이후 쏟아낸 욕설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훨씬 무겁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먼저 재판부는 곰탕집 운영자의 식중독 유발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의 곰탕 섭취와 발병 사이의 시간 간격, 곰탕 이외에 특별한 음식을 섭취한 정황이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식중독이 발병한 것으로 보인다"며, 식당 운영자가 모자에게 각각 30만 원씩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그러나 앙심을 품고 욕설을 내뱉은 B씨에게는 3배가 넘는 철퇴가 가해졌다. 재판부는 B씨의 불법행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매섭게 지적했다.


> "피고 B는 관할 관청으로부터 과태료처분을 받게 되자 이에 격분하여 원고 A에게 수회에 걸쳐 폭언과 욕설을 하였으므로 이로 인하여 원고 A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고 (...) 그 위자료 액수는 1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결과적으로 식당 측은 식중독을 일으킨 위자료(총 60만 원)와 위생 불량 과태료(50만 원)를 합친 금액과 맞먹는 100만 원을 오직 폭언에 대한 대가로 물어주게 되었다.


식중독 자체보다 그 후의 악의적인 대응이 법정에서 더 값비싼 청구서로 돌아온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 사건이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