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금지 중 외도한 남편, 파탄일까 불륜일까… 변호사의 명쾌한 판정은
접근금지 중 외도한 남편, 파탄일까 불륜일까… 변호사의 명쾌한 판정은
가정폭력으로 접근금지 된 남편, 별거 중 외도
"혼인 파탄 났으니 불륜 아냐" 주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저, 이혼하고 혼자 사는 남자입니다. 많이 외롭네요."
아내는 낯선 여자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메시지 속 남편은 자신을 '싱글'로 소개하며 다른 여성과 썸을 타고 있었다. 실상은 가정폭력으로 경찰에 신고당해 접근금지 명령을 받고 집을 나간 상태였을 뿐, 엄연한 유부남이었다.
적반하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남편은 "어차피 별거 중이니 남남이다"라며 외도를 정당화하는가 하면, "내 명의 집이니 아이와 나가라"고 으름장을 놨다. 양육비마저 주택 담보 대출 이자를 핑계로 깎으려 드는 남편. 과연 법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29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가정폭력과 외도, 그리고 뻔뻔한 경제적 압박까지 가하는 남편 때문에 고통받는 아내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폭행으로 쫓겨난 남편의 외도... "혼인 파탄" 주장 통할까
사연에 따르면 남편은 결혼 생활 내내 유흥업소를 드나들고 음주 사고를 치는 등 가정에 소홀했다. 급기야 A씨를 폭행해 경찰이 출동했고, 접근금지 처분을 받으며 별거가 시작됐다.
남편은 이 별거를 계기로 자신을 미혼이라 속이며 다른 여성을 만났고, 이를 들키자 "이미 남남이나 다름없으니 부정행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의 판단은 단호했다. 방송에 출연한 임경미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남편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임 변호사는 "남편의 폭행으로 별거가 시작된 것이지, 혼인 관계가 완전히 파탄 난 상황이 아니었다"며 "유책 배우자인 남편이 마음대로 파탄을 주장하며 다른 여성을 만나는 건 명백한 부정행위"라고 지적했다. 즉, 별거 중이라도 혼인 실체가 남아있는 한 외도는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댁이 키우니 내가 양육권자?"... 양육비 꼼수도 차단
남편은 양육권과 양육비 문제에서도 꼼수를 부렸다. A씨가 맞벌이 때문에 시댁에 아이를 맡겨온 점을 들어 "내가 아이를 키우겠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양육비 100만 원 중 집 대출 이자 30만 원을 뺀 70만 원만 주겠다고 통보했다.
임 변호사는 양육권 문제에 대해 "양육권은 자녀의 부모가 갖는 권리"라며 시부모의 조력 여부는 결정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소 엄마가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애착 관계를 형성했다면, 시댁에 맡겼다는 사정만으로 양육권 싸움에서 불리해지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대출 이자 공제 주장 역시 법적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임 변호사는 "양육비 채권은 법률상 압류가 금지된 채권이므로, 남편이 일방적으로 자신의 채권과 상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내 집이니 나가라"... 이혼 소송 중 주거 안정은
남편은 본인 명의의 집이라며 A씨와 딸에게 퇴거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임 변호사는 "아이 아빠가 외도도 모자라 아이가 사는 집에서 나가라고 하는 건 지나친 처사"라고 비판했다.
실무적으로 이혼 소송 중에는 법원의 '사전 처분'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법원은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양육비 지급이나 주거지 사용 등을 임시로 정해준다. 남편이 일방적으로 아내와 자녀를 내쫓는 행위는 법원에서 불리한 정황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A씨는 이혼 후 아이의 성을 자신의 것으로 바꾸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임 변호사는 "자녀의 성 변경은 이혼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자녀의 복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한다"며 "재혼으로 새 아버지의 성을 따르거나 입양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