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6개월 미혼모인데 남자 집안의 무관심과 회피로 고통받아…소송할 수 없나?
임신 6개월 미혼모인데 남자 집안의 무관심과 회피로 고통받아…소송할 수 없나?
현행법상 태아 상태에서는 직접적인 인지 청구 소송 제기할 수 없어
친부는 아이가 태아 상태라도 인지 청구할 수 있으므로, 그를 설득해 볼 수는 있어

임신 6개월 미혼모인 A씨는 상대방의 무관심과 책임회피로 고통받고 있다. 현 상황에서 소송할 방법 없을까?/셔터스톡
임신 6개월 된 미혼모 A씨는 상대방의 무관심과 회피로 고통받고 있다. 남자는 본인 아이인 것을 인정하면서도 무책임한 모습이다. 또 남자 집안에서는 어른들끼리 이야기한다고 해놓고 이리저리 회피만 한다. 이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힘든 A씨는 우울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A씨는 혼자서라도 아이를 키울 생각이다. 그리고 A씨 가족에게 큰 상처를 준 남자와 그 가족에 대해서는 꼭 책임을 묻고 싶다. A씨는 아이가 태아 상태에 있을 때라도 소송할 수는 없는지, 변호사에게 물었다.
상대방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이 명확하므로, 출산 전에 소송을 준비해 둘 필요 있어
변호사들은 아이가 아직 태아 상태인 현 상황에서는 상대방 남성이 먼저 인지 청구를 하지 않는 한, 태아가 법적으로 그 남성의 아이로 인정받기는 어렵다고 봤다.
파이브스톤즈 법률사무소 김대희 변호사는 “두 사람이 혼인 중 임신한 것이 아니기에, 법적으로 보았을 때는 그 남성의 아이로 판단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또 현행법상 태아 상태에서는 직접적인 인지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 어렵다”고 법무법인 유안 조선규 변호사는 지적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소송의 당사자가 되려면 ‘사람’이어야 하고, 법적으로 ‘사람’은 출생한 때부터 권리능력을 갖는 것이 대원칙”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 변호사는 “따라서 태아는 원칙적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없지만, 아이 아버지는 인지 청구할 수 있다”며 “상대방도 친부임을 인정하고 있고, 어차피 법적으로 아버지가 될 것이므로, 그가 태아를 인지하도록 설득해 볼 수는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상대방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이 명확하므로, 출산 전 준비 차원에서 소송을 준비해 두는 것이 현실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법률사무소 조이 윤관열 변호사는 말한다.
아이 출생 후에는 법정대리인 통해 인지 청구 소송 제기할 수 있어
조선규 변호사는 “출생 후에는 아이가 법정대리인을 통해 인지 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으므로, 이를 위한 증거 수집과 준비는 지금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인지 청구 소송에서는 당사자 간의 관계와 관련된 증거가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상대방이 아이의 아버지임을 인정하는 내용의 증거를 수집하고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윤관열 변호사 “A씨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상대방과의 대화 내용을 문자나 녹취로 남기고, 상대방이 아버지임을 인정한 사실을 객관적으로 기록해 두는 것”이라며 “이것이 이후 법적 절차에서 중요한 증거가 된다”고 했다.
“출산 이후에는 바로 양육비 청구가 가능하며, 이를 위해서는 상대방의 소득이나 재산에 대한 자료가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윤 변호사는 또 “A씨에게 우울증이나 불안 증상이 지속된다면 가까운 정신건강복지센터나 보건소의 상담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며 “A씨가 추후 한 부모 가정이 된다면 양육비 지원, 주거지원, 의료비 감면 등의 다양한 정부 복지제도가 있으니 출산 전후 복지관이나 주민센터에 문의해 보라”고 권했다.
“만약 두 사람이 결혼을 약속하거나 사실혼 관계였다면, 임신과 그로 인한 모든 정신적 고통에 대해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다”고 한대섭 변호사는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