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사진 협박에 항의했더니…제가 스토킹 가해자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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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사진 협박에 항의했더니…제가 스토킹 가해자래요”

2026. 03. 30 12:4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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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없다며 ‘자작극’ 의심하는 경찰…법조계 “성범죄 역고소로 판을 뒤집어라”

친족에게 성폭행 및 불법 촬영물 협박을 당한 피해자가 항의 메시지를 보냈다가 스토킹으로 역고소당했다. / AI 생성 이미지

친족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알몸 사진으로 수개월간 협박에 시달린 피해자가 되레 스토킹 혐의로 고소당하는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


피해자는 협박에 못 이겨 “그렇게 살지 말라”고 항의 메시지를 보냈을 뿐인데, 경찰은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피해자의 주장을 ‘자작극’으로 의심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스토킹 혐의를 방어하는 것을 넘어, 성범죄 피해 사실을 정식 고소해 수사의 판도를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손발 묶인 사진, 혼자 찍을 수 없는데”...벼랑 끝에 선 피해자


친족 A씨에게 끔찍한 일을 당한 B씨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A씨는 B씨의 손발이 묶인 알몸 사진을 중국 메신저 프로필에 올리고, 성기 사진까지 촬영해 보내며 수개월간 협박을 일삼았다. 중국에 사업체를 두고 장기 체류해 온 A씨는 현지에서 다른 휴대전화로 범행했을 가능성이 크다.


견디다 못한 B씨가 카카오톡으로 “그렇게 살지 마라”, “한 번 더 그러면 고소하겠다”며 몇 차례 항의하자, A씨는 B씨를 스토킹 혐의로 고소했다.


B씨는 경찰에 “알몸 사진으로 먼저 협박받아 어쩔 수 없이 보낸 것”이라고 호소했지만, 경찰의 반응은 냉담했다. B씨가 제출한 중국 메신저 캡처본에는 메시지 전송 날짜와 시간이 표시되지 않았고, 협박 당시 사용하던 휴대전화는 기기가 바뀐 상태라 디지털 포렌식도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B씨가 혼자서는 촬영할 수 없는 각도의 알몸 사진마저 ‘자작극’으로 의심하는 상황이다. B씨는 “편파수사로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었는데도 3일째 아무런 답장이 없습니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법조계 “방어 아닌 공격, 성범죄로 판도 바꿔야”


법조 전문가들은 B씨가 스토킹 피의자로서 방어만 할 것이 아니라, 사건의 본질인 성범죄를 공론화해 수사의 판도를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대섭 변호사(모두로 법률사무소)는 “이를 위해 먼저 B씨께서 겪으신 성폭력과 촬영물 이용 협박에 대해 정식으로 고소장을 접수하시는 방향을 권해드립니다”라고 강조했다.


B씨의 항의 메시지가 스토킹이 아닌 정당한 권리 행사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남천우 변호사(법무법인 쉴드)는 “피의자 조사를 통해 B씨의 메시지 발송 경위가 극심한 피해 상황에서 비롯되었음을 객관적으로 소명한다면, 정당행위 등으로 위법성을 다투어 혐의를 벗어날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사라진 폰’ 대신할 증거들...‘출입국기록’과 ‘사진 각도’


휴대전화가 바뀌어 직접 증거가 사라진 불리한 상황이지만, 변호사들은 ‘정황 증거’를 촘촘하게 엮는 전략을 제시했다. 가해자의 해외 체류 기록과 협박 시점을 대조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한대섭 변호사는 “상대방이 중국에 체류했던 시점과 B씨가 협박 메시지를 받은 시점이 일치한다면, B씨의 진술에 큰 힘이 실리게 됩니다”라며 출입국 기록 조회를 수사기관에 적극 요청하라고 조언했다.


경찰이 ‘자작극’으로 의심하는 알몸 사진 역시 유력한 반박 증거가 될 수 있다. 임현수 변호사(법무법인 쉴드)는 “사진의 촬영 각도나 신체 구속 상태 등을 분석하여 본인이 직접 촬영할 수 없다는 점을 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변호인 의견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증거 위조 혐의에 대한 우려에는 “B씨가 제출한 캡처본이 원본과 다소 형태가 다르더라도 고의적인 조작이 아니라면 처벌받지 않으니 안심하셔도 좋습니다”라는 게 한 변호사의 설명이다.


“무고죄 위험” 신중론도…“냉철한 분석이 먼저”


다만 섣부른 고소는 위험하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일부 변호사들은 만약 B씨의 주장이 사실이 아닐 경우, 무고죄로 역공을 당해 더 큰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기현 변호사(법무법인대한중앙)는 “상대방을 강간, 카촬, 협박 등으로 신고, 고소했는데 해당 사안이 무고라면 B씨는 초범이더라도 장기간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안이기 때문입니다”라고 엄중히 지적했다.


그는 이어 터무니없는 낙관론을 경계하며, 현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해 불이익을 최소화할 전략을 세워 줄 변호사를 신중히 선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억울한 피해자가 2차 가해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초기 수사 단계부터 치밀하고 현실적인 법적 조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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