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담낭 수술이 죽음으로…“수술 클립이 간 찔렀다”
반려견 담낭 수술이 죽음으로…“수술 클립이 간 찔렀다”
보호자 염증 호소 묵살한 병원, 반려견은 끝내 참변

12살 노견이 담낭 절제 수술 후 사망했다. / AI 생성 이미지
12살 노견이 담낭절제 수술 7일 만에 사망했다. 보호자가 염증 악화를 거듭 경고했지만 병원은 '괜찮다'는 말만 반복했다.
결국 상급병원에서 “수술용 클립이 간을 찌르고 담관을 찢었다”는 충격적 진단이 나왔다. 법조계는 명백한 의료과실이라면서도, 가족을 잃은 보호자가 마주할 험난한 법적 현실을 짚었다.
"염증이 계속 오르는데…" 보호자 호소 외면한 7일
12살 반려견의 비극은 담낭절제술 후 7일간의 입원 과정에서 시작됐다. 보호자에 따르면, 수술 후 반려견의 염증 수치는 계속해서 치솟았다. 불안한 마음에 보호자는 간과 신장 수치 등 추가 검사를 요구했지만, 병원 측은 "수술 후 어차피 오르는 수치"라며 검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염증의 원인을 찾기 위한 초음파 검사 요청 역시, "술부(수술 부위) 압박"을 이유로 거절당했다. 보호자가 내부 감염이나 패혈증 가능성을 여러 차례 문의했지만, 병원 측은 "술부는 깨끗하며 염증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한다.
더구나 해당 병원은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 곳이었다. 보호자는 수술까지 받은 반려견을 홀로 두는 것이 염려돼 밤 시간만이라도 집으로 데려가 돌보겠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수액줄이 막힌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일요일에는 내과 담당 의사에게 진료를 봤지만, 돌아온 답변은 "밥을 먹지 않아 기력이 없는 것일 뿐 문제가 없다"는 말뿐이었다.
"클립이 간에 박혔다"…상급병원에서 밝혀진 비극의 원인
결국 월요일 오전, 병원으로부터 갑자기 "아이를 상급병원으로 옮겨야 할 것 같다고"는 연락이 왔다. 보호자가 급히 반려견을 상급병원으로 옮겼을 때, 상태는 이미 심각했다. 상급병원 의료진은 "이미 아이 상태가 심각하며, 염증이 온몸에 퍼져 있으며 복수가 가득 찼다"는 비관적인 소견을 전했다.
이어진 응급수술에서 비극의 원인이 드러났다. 상급병원 측은 첫 수술 당시 담낭을 절제하며 사용한 클립이 간에 박히고 담관까지 찢어져, 그 틈으로 담즙이 온몸에 퍼지면서 손을 쓸 수 없는 염증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필사적인 응급수술에도 불구하고, 반려견은 상급병원으로 옮겨진 다음 날 오후 끝내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심지어 보호자는 해당 병원이 과거에도 의료사고로 패소한 뒤 지역을 옮겨 개원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명백한 과실 vs 힘겨운 소송…변호사들의 현실적 조언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명백한 의료과실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정동일 변호사는 "첫째, 수술 중 담낭절제술 후 클립이 간을 찌르고 담관을 찢은 것은 명백한 의료 과실입니다"라고 단언하며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태 변호사 역시 "이 사안은 수의사의 중대한 의료과실이 인정될 수 있는 사례입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수술 중 실수 외에도 지속적인 염증 수치 상승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은 점, 상태 악화를 늦게 발견해 상급병원으로의 이송을 지체한 점 등을 과실로 꼽았다.
하지만 소송 과정은 험난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조기현 변호사는 "소송에서 병원측의 과실, 과실로 인한 반려견의 사망이라는 인과관계에 대한 모든 입증책임이 이를 주장하는 원고, 즉 질문자님에게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소송을 검토하셔야 합니다"라고 조언하며, 패소 시 상대 측 변호사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위험을 상기시켰다.
현행법상 반려동물이 '물건'으로 취급돼 배상액이 크지 않다는 현실적 한계도 명확히 했다. 윤영석 변호사는 "유감스럽게도 동물은 사실상 '물건'에 준하여 취급되기 때문에 손해배상 액수가 많지는 않습니다"라며 "반려견의 시세와 약간의 위자료 정도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할 것입니다"라고 내다봤다.
이에 변호사들은 소송을 결심했다면 철저한 증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성현 변호사는 수술 동의서, 진료기록부, 상급병원 진단서, 치료비 영수증 등 관련 자료를 빠짐없이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경태 변호사는 병원과의 모든 연락 내역과 해당 병원의 과거 의료사고 이력까지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송 외에도 수의사법 위반으로 관할 지자체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형사 고소를 검토하는 등 다각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