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파탄, 2억 대출금과 위자료…바람핀 남친에게 어디까지 받을 수 있나
사실혼 파탄, 2억 대출금과 위자료…바람핀 남친에게 어디까지 받을 수 있나
2억 빚내 뒷바라지했더니
모텔 나오는 남친 발견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4년간 모든 것을 바친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와 모텔에서 나오는 장면. A씨의 세상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투자에 성공하면 열 배로 갚겠다"는 달콤한 약속을 믿고 2억 대출까지 받아줬지만, 돌아온 것은 배신과 빚더미뿐이었다.
법적 도장만 안 찍었을 뿐인 '가족'
대기업 직장인 A씨는 4년 전 남자친구를 만나 1년 뒤부터 자신의 집에서 함께 살았다. 주소지까지 옮기고, 남자친구의 어머니를 뵙는 등 사실상 부부나 다름없는 사이였다. 함께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더 넓은 집으로 이사 갈 꿈을 꾸며 A씨는 두 사람의 관계를 법적 도장만 찍지 않은 '가족'이라 믿었다.
하지만 현실의 무게는 온전히 A씨의 어깨에만 지워졌다. 직업이 없는 남자친구를 대신해 생활비 전부를 감당했고, 그의 차 할부금까지 대신 갚아줬다. "투자에 성공하면 열 배로 돌려주고, 실패하면 함께 갚자"는 남자친구의 말을 믿고 자신의 이름으로 약 2억 대출까지 받았다.
믿음이 산산조각 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최근 크게 다툰 뒤 집을 나간 남자친구. A씨는 그가 다른 여성과 모텔에서 나오는 장면을 직접 목격하고 증거 사진까지 찍었다.
배신의 대가, 위자료 청구 가능할까?
A씨의 가장 큰 무기는 남자친구의 외도 현장을 직접 촬영한 증거다.
법무법인 모먼트의 박근호 변호사는 "모텔에서 나오는 것을 촬영한 내용이 있다면 위자료 청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남자친구는 물론 상간녀를 상대로도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두 사람의 관계가 법적으로 '사실혼'으로 인정받는 것을 전제로 한다.
더든든 법률사무소의 추은혜 변호사는 "동거 기간, 주소지 이전, 가족과의 교류 등을 볼 때 사실혼 관계로 인정될 소지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사실혼 관계가 인정되면 법률혼 부부처럼 관계 파탄에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사실혼' 주장, 왜 양날의 검인가
하지만 일부 변호사는 '사실혼' 주장이 오히려 A씨에게 불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법무법인 휘명의 고영남 변호사는 "사실혼 관계를 주장하면 재산분할 문제가 발생한다"며 "상대방이 재산 형성에 기여한 바가 거의 없어 분할해 줄 재산이 없더라도, 불필요한 법적 다툼에 휘말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자친구가 '부부 공동생활'을 명분으로 A씨의 재산에 권리를 주장하고 나올 여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고 변호사는 "단순히 약혼한 연인 관계가 부당하게 파기됐음을 주장하며 위자료를 청구하는 것이 더 현명한 전략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2억 빚, '사랑의 증표'인가 '갚아야 할 빚'인가
A씨의 발목을 잡은 2억 빚은 가장 첨예한 쟁점이다. 이 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증여'가 아닌 '대여'였음을 A씨가 직접 증명해야 한다. 남자친구 측은 "연인 사이에 사랑으로 준 돈"이라며 증여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관건은 '함께 갚자'는 약속이다. 고 변호사는 "투자에 실패할 경우 함께 갚아가기로 한 약속이 있었다면, 이는 돈을 빌려줬다는 점을 증명할 강력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차용증이 없더라도 계좌 이체 내역, 관련 대화가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통해 대여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반면, 함께 쓴 생활비나 차 할부금 등은 공동생활을 위한 지출, 즉 증여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어 전액을 돌려받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