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낸 고소장은 이게 아닌데…" 경찰이 마음대로 바꿔버린 '죄명', 되돌릴 방법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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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낸 고소장은 이게 아닌데…" 경찰이 마음대로 바꿔버린 '죄명', 되돌릴 방법은 없나

2021. 04. 27 16:18 작성2021. 05. 06 16:55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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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고소했는데 모욕죄로 변경한 수사관

사건 접수 이후에 적용 혐의 바꿔달라 할 수 있을까?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고소장을 제출했는데, 수사관이 임의로 '모욕죄'를 적용해 사건을 접수시켰다. 하지만 모욕죄가 적용되면 처벌이 안 될 게 불 보듯 뻔한 상황.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니 XX 맛있다" "음 꿀맛~ㅋㅋㅋ"


온라인 게임을 하던 A씨는 별안간 채팅창에 쏟아진 B씨의 불쾌한 메시지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중에는 여성의 신체를 비하하는 성희롱 발언까지 포함돼 있었다. 유사한 피해사례를 검색해보니, 게임 상대방의 메시지는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 해당한다는 걸 알게 된 A씨. 곧장 그 내용으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막상 경찰서에 가보니 수사관의 생각은 A씨와 달랐다. 문제의 채팅 내용이 성적인 비하나 욕설에 그친다며,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안 된다고 선을 그은 것. 수사관은 A씨가 냈던 고소장과 달리 '모욕죄'를 적용해 사건을 접수시켰다.


그런데 A씨가 알기로 특정성이 충족되지 않으면 모욕죄 적용이 어렵다고 한다. 채팅 상대방 B씨는 A씨의 신상 정보를 알지 못한다. 이대로라면 B씨는 처벌을 피할 것 같다. 처음 마음먹었던 대로 죄명을 바꿀 수는 없는 걸까? A씨가 변호사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변호사들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적용이 맞아⋯모욕죄로 가면 무혐의 나올 것"

이번 사안을 살펴본 변호사들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를 적용하는 게 A씨에게 더 유리한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입을 모았다.


JLK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는 "문제가 된 표현은 상대방에게 성적수치심과 혐오감을 주는 표현에 해당한다"고 했다. 경찰 수사관의 판단과는 반대되는 지적이었다.


심앤이 법률사무소의 심지연 변호사도 "담당 수사관의 법률 지식이 부족한 것 같다"며 "명백히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성립하는 표현이고, 실제로 무수히 많은 처벌사례가 존재하는 유형의 사건"이라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중현 지세훈 변호사는 "우리 판례는 상대방에게 성적수치심을 줬다면 그 자체로 성적 욕망 목적이 있다고 보고 유죄를 선고했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8도9775 판결)"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우려하는 부분도 짚었다. 지 변호사는 "이 사건은 모욕죄를 적용하면 특정성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무혐의 처분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미 사건 접수 이뤄졌는데⋯어떻게 적용 혐의 바꾸지?

앞선 변호사들의 설명에 따르면, 기껏 고소장까지 냈는데 가해자를 단죄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이런 경우 A씨가 다시금 통신매체이용음란죄를 적용해달라고 수정을 요청할 수 있는 걸까?


법률사무소 가온길의 장진우 변호사는 "법조를 변경하지 않고 모욕죄로 진행되면 피해자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큰 사안"이라며 "죄명 변경을 위한 의견서 작성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해냄의 조대진 변호사도 "변호사를 선임해 해당 적용 법조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대응 방법을 조언했다.


심지연 변호사는 "고소인이 지정한 죄명은 엄밀히 말하면 참고사항의 개념이어서, 수사관이 임의로 변경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고소인 의견서를 제출해 죄명 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담당 수사관에게 이야기했는데도 변화가 없다면, 성범죄 피해자로서 국선변호사를 요청하여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다"고 심 변호사는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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