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같이 산 여자친구 나가라니"…월세 살던 세입자에 날아온 집주인의 황당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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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같이 산 여자친구 나가라니"…월세 살던 세입자에 날아온 집주인의 황당 요구

2025. 09. 18 16:0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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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전문가들 "계약서에 '동거인 금지' 특약 없다면 퇴거 의무 없어…집주인 개인 사정일 뿐"

집주인이 어느날 갑자기 세입자인 A씨에게 3년간 같이 산 여자친구를 내보내라고 요구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3년 같이 산 여자친구 나가라니"…월세 살던 세입자에 날아온 집주인의 황당 요구


5년째 월세를 내며 살아온 A씨의 보금자리가 집주인의 전화 한 통에 분쟁의 현장으로 바뀌었다. 3년간 동거하며 구청에 정식 전입신고까지 마친 여자친구를 당장 내보내라는 황당한 요구였다.


집주인은 자신의 다른 집 전세 계약에 필요한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 문제를 그 이유로 들었다. A씨는 꼬박꼬박 월세를 내온 자신의 집에서 왜 동거인의 주거권을 포기해야 하는지, 법이 과연 집주인의 이런 일방적 요구를 용납하는지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HUG 보증은 집주인 사정일 뿐, 세입자 의무 아냐"


법률 전문가들은 집주인의 요구가 법적 근거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집주인이 겪는 'HUG 문제'는 세입자가 책임져야 할 영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HUG는 전세보증보험 심사 시 주택 소유자의 다른 부동산에 등록된 세대원 현황을 확인하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 A씨의 동거인이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더신사 법무법인의 정찬 변호사는 "이는 집주인의 사정일 뿐 임차인에게 퇴거 의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법무법인 심의 심규덕 변호사 역시 "집주인이 HUG 보증보험 문제를 이유로 퇴거를 요구하는 것은 집주인 개인의 사정에 불과하며, 이를 근거로 동거인의 퇴거를 강제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즉, 집주인의 개인적인 대출이나 보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세입자의 주거권을 침해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모든 답은 계약서에…'동거인 금지' 특약 없다면 '세입자 완승'


결국 이 분쟁의 향방을 가를 핵심 열쇠는 A씨가 집주인과 처음 맺은 '임대차 계약서'다. 계약서에 A씨의 권리를 제한하는 특별한 조항이 없다면, 집주인의 요구는 부당한 압박에 불과하다.


법무법인 명륜의 오지영 변호사는 "임대차계약서에 거주인원 제한이나 동거인 전입에 대한 제한 조항이 명시되어 있다면 계약 내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특별한 제한 조항이 없는 한 임차인은 생계를 같이하는 동거인을 함께 거주하게 할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보장하는 임차인의 기본적인 주거권에 해당한다.


특히 A씨처럼 전입신고를 마친 임차인은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라는 강력한 법적 권리를 갖는다. 대항력이란 집주인이 바뀌더라도 새로운 집주인에게 계약 기간까지 살 권리와 보증금 반환을 주장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우선변제권은 집이 경매에 넘어갔을 때 다른 채권자들보다 먼저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다. 이 권리들은 임차인의 전 재산일 수 있는 보증금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한다.


따라서 A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계약서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정중동의 김상윤 변호사는 "먼저 임대차계약서를 확인하여 전입신고 제한 조항이나 제3자 거주 금지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조항이 없다면 집주인의 요구는 부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조언했다.


법적 권리 vs 현실적 타협…변호사들도 의견 갈린 이유


법적으로는 A씨가 유리하지만, 현실적인 고민은 남는다. 집주인과의 관계를 고려해 요구를 들어줘야 할까?


전문가들의 의견은 여기서 갈린다. 법무법인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집주인의 사정을 배려해주는 것이 추후 분쟁 가능성을 막고 보증금을 문제없이 반환받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현실적인 타협 가능성을 제시했다.


반면, 섣부른 협조가 더 큰 위험을 부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는 "보증보험 등의 문제로 동거인을 퇴거시켜야 한다는 임대인의 주장은 다른 의도가 깔린 주장이므로 거절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만약 동거인 퇴거 과정에서 임차인인 A씨의 주민등록까지 잠시 옮기게 될 경우, 기존에 확보했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모두 잃어 보증금 회수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나의 보금자리를 지키는 힘, '계약서'와 '법률 지식'


결론적으로 A씨는 집주인의 부당한 요구에 응할 법적 의무가 없다. 다만 법적 권리를 앞세워 단호히 맞설지, 집주인과의 관계를 고려해 원만히 해결할지는 A씨의 선택에 달렸다.


이번 사례는 모든 임차인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 임대차 계약 시 '거주 인원 제한'이나 '전입신고 금지' 같은 독소조항은 없는지 계약서 특약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계약 기간 중 집주인의 부당한 요구를 받았을 때 섣불리 협조하기보다, 나의 법적 권리가 무엇인지 먼저 확인하는 자세가 필수적이다.


결국 수천, 수억 원의 보증금과 나의 소중한 '보금자리'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힘은, 바로 계약서 한 장과 정확한 법률 지식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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