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진술로 성범죄자 전락? 클럽 성추행 혐의 무죄 입증할 '골든타임' 전략
피해자 진술로 성범죄자 전락? 클럽 성추행 혐의 무죄 입증할 '골든타임' 전략
"만진 적 없다" 항변
CCTV와 엇갈린 진술, 쟁점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새벽 3시 클럽, 억울하게 성추행범으로 몰려 경찰서까지 간 남성. “만진 적 없다”고 외쳤지만, 피해자 진술 위주 수사와 ‘신상 등록’이라는 족쇄가 그를 압박한다. 어두운 CCTV, 엇갈린 진술 속에서 무죄를 입증할 방법은 무엇일까. 법률 전문가들의 조언과 판례를 통해 생존 전략을 분석했다.
새벽 3시, 멱살 잡힌 채 ‘성범죄자’로 몰렸다
사건은 지난 5월 1일 새벽 3시경 한 클럽에서 발생했다. 지인과 술을 마신 뒤 클럽으로 향한 A씨는 무대에서 잠시 일행과 떨어져 있었다. 다시 합류하러 가던 중, 그는 순식간에 파렴치한 성범죄자로 지목됐다.
A씨는 “어떤 여성분이 제가 엉덩이를 만졌다면서 멱살을 잡고 끌고 나갔습니다”라며 당시의 황당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저는 엉덩이를 만진 사실이 없습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지만, 여성의 지인들까지 가세해 그를 클럽 밖으로 끌어냈고 결국 경찰에 신고돼 파출소까지 가게 됐다.
혼란스러운 상황은 친구의 오해 섞인 발언으로 더욱 악화했다. 싸움에 휘말린 줄 알았던 친구가 “그냥 친구가 취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리려고 했습니다”라고 말한 것이다. A씨는 “너무 억울합니다”라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피해자 진술’의 무게…벌금보다 무서운 ‘신상 등록’
A씨의 억울함에도 불구하고 법적 현실은 가혹하다. 성범죄 사건은 뚜렷한 물적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아 수사기관이 피해자 진술에 무게를 싣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서지원 변호사는 “수사기관에서는 피해자가 추행 사실이 없는 데도 있었다고 거짓말할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경향이 많습니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성범죄의 경우 일관된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한 것입니다”라고 현실을 짚었다.
만약 강제추행 혐의가 인정될 경우, 벌금형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김진우 변호사는 “벌금형 이상이 선고되면 신상 등록 대상이 되는 불이익까지 있습니다”라고 경고하며, 수사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 불기소 처분으로 사건을 조기에 마무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법은 ‘강제추행’을 어떻게 규정하는가
그렇다면 법은 A씨가 받는 ‘강제추행’ 혐의를 어떻게 판단할까. 김준환 변호사는 강제추행죄에 대해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신체 접촉 행위를 하는 범죄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클럽처럼 혼잡한 공간에서 문제 되는 ‘기습추행’은 추행 행위 자체가 폭행으로 간주될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 피해자의 저항을 곤란하게 할 정도의 갑작스러운 신체 접촉만으로도 범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의미다.
처벌 수위 역시 결코 가볍지 않다. 김 변호사는 “강제추행죄는 초범이어도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라며 안일한 대응을 경계했다. 이는 A씨가 매우 불리한 위치에서 법적 다툼을 시작해야 함을 시사한다.
CCTV와 판례…무죄 입증의 ‘열쇠’를 찾아라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무죄를 입증할 길은 있다. 전문가들은 객관적 증거 확보와 논리적인 진술이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장 중요한 증거는 단연 ‘CCTV’다. 박중광 변호사는 “CCTV가 적외선인 경우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라고 조언하면서도, “클럽 CCTV는 저장 기간이 짧을 수 있으니 최대한 빨리 확보하시기 바랍니다”라며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설령 영상이 어두워 명확한 장면이 없더라도, 추행 행위가 포착되지 않았다면 오히려 검찰의 입증 책임을 가중시켜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유사 판례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있다. 법원은 혼잡한 장소에서 발생한 성추행 혐의에 대해 ‘추행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거나(수원지방법원 2014고합332), ‘CCTV 영상만으로 혐의가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고단6965).
결국 A씨가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신속히 증거를 확보하고, 사건 당시 자신의 동선과 상황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해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는 치밀한 법적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