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현장 사고, '합의서 문구' 하나에 보상금 증발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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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현장 사고, '합의서 문구' 하나에 보상금 증발할 수도

2026. 04. 23 10:2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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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보험사 vs 시공사 과실 다툼…변호사들 '이것'만은 절대 서명 말라

공사현장 추락사고와 같이 운전자와 시공사 과실이 겹친 '공동불법행위' 피해자는 두 보험사 사이에서 혼란을 겪기 쉽다. / AI 생성 이미지

늘 막혀 있던 공사 현장 진입로가 갑자기 열려 있었다. 지인이 운전하던 차는 길인 줄 알고 들어섰다가 그대로 추락했다.


동승자는 두 보험사 사이에서 혼란에 빠졌다. 전문가들은 '성급한 합의'는 독약과 같다며, 특히 합의서에 담긴 특정 문구에 서명하는 순간 추가 보상을 받을 권리가 영원히 사라질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복잡한 책임 공방 속에서 피해자의 권리를 지키는 방법을 짚어본다.


"길인 줄 알았는데"…사라진 차단시설이 부른 추락 사고


집 앞 도로 건설 공사 현장에서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평소 안전을 위해 차단 시설로 막아 두었던 간이도로 지점이 어느 날 갑자기 열려 있었고, 초행길이었던 운전자는 이를 길로 오인해 진입했다가 차량이 빠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 부상을 입고 차량이 파손되는 피해를 봤다.


동승자는 우선 운전자 측 자동차보험사를 통해 병원 치료를 시작했지만, 곧 시공사 측 보험사인 건설공제조합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자동차보험사와 건설공제조합이 서로 “우리 책임이 아니다”라며 과실 비율을 따지겠다고 나선 것이다.


운전자 탓? 시공사 탓? '공동불법행위'의 딜레마


사고 피해자인 동승자는 혼란에 빠졌다. 두 보험사를 각각 상대해야 하는지, 한 곳만 지정해 보상을 요구해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처럼 운전자의 과실과 시공사의 안전관리 소홀이 함께 원인이 된 사고는 법률적으로 ‘공동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법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우리 민법은 “수인이 공동의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연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민법 제760조 제1항)고 규정한다. 이는 즉, 피해자가 운전자 측 보험사나 시공사 측 보험사 중 어느 한쪽에 손해 전액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는 의미다.


"합의서에 절대 서명 마세요!"…변호사들의 피 끓는 조언


법률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성급한 합의'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자동차보험사와 먼저 합의할 때가 문제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이주헌 변호사는 "자동차보험 대인 합의를 먼저 완결하지 마십시오. 합의서에 '향후 이의 없음' 조항이 포함되면 건설공제 측 추가 청구가 차단될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법무법인 유안의 조선규 변호사 역시 "자동차보험사와 합의 시 합의서 문구를 반드시 확인하고, 시공사에 대한 청구권을 유보하는 문구를 삽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문구 하나를 놓치면 시공사의 명백한 과실이 있어도 추가로 위자료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길이 막혀 버릴 수 있다. 치료가 완전히 끝나기 전에 섣불리 합의를 서두르는 것은 절대 금물인 이유다.


최선의 전략은? '한 놈만 팬다' vs '양쪽 동시 압박'


그렇다면 동승자에게 가장 유리한 전략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의 의견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첫 번째는 '창구 단일화' 전략이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의 정진열 변호사는 "지인의 자동차보험(대인배상)으로 먼저 모든 보상(치료비 및 합의금)을 진행하시는 것이 훨씬 유리하고 깔끔합니다"라고 조언했다. 피해자 입장에선 절차가 간편하다.


두 번째는 '동시 압박'이다. 법무법인 연우의 이숭완 변호사는 "자동차보험과 시공사 측 보험, 두 곳 모두에 동시에 청구하는 것이 가장 유리합니다"라며 "자동차보험으로만 합의하면 시공사 책임 부분을 포기하는 결과가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라고 지적했다.


어떤 전략을 택하든, 모든 전문가는 사고 현장 사진, 목격자 진술 등 시공사의 과실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협상의 주도권을 쥐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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