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알바생의 '한순간 졸음', 미성년자 담배 판매로 전과자 위기
편의점 알바생의 '한순간 졸음', 미성년자 담배 판매로 전과자 위기
정신과 약 복용 중 실수로 청소년에 담배 판매… 법률 전문가들 '선고유예' 가능성 제시, 초기 대응이 관건

약기운에 졸다가 실수로 미성년자에게 담배를 판매한 아르바이트생이 전과 기록으로 취업이 막힐까 불안해하고 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깜빡 졸았을 뿐인데…” 한순간 실수가 취업길 막는 '전과' 될까
취업 준비에 한창인 대학생 A씨. 그는 정신과 약을 복용하며 새벽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고 있었다.
약기운 탓에 쏟아지는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잠시 졸던 어느 날 새벽, 한 손님이 들어왔다. A씨는 무심코 신분증 확인을 잊은 채 담배를 건넸다. 가게를 나선 손님이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를 우연히 듣고서야 그는 자신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음을 깨달았다. 상대는 미성년자였다.
A씨는 “벌금형이라도 받으면 전과 기록이 남아 취업길이 막힐까 너무 불안하다”며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한순간의 실수가 인생의 족쇄가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 과연 A씨는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법은 엄격하지만, 길은 있다"
현행 청소년보호법은 누구든 청소년에게 담배와 같은 유해약물을 판매할 수 없다고 명시한다(제28조 제1항). 이를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제59조 제6호).
법원은 신분증을 확인하지 않은 행위 자체에 대해 ‘미필적 고의’(결과 발생을 확신하지는 않지만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감수한 심리 상태)가 있었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어, “몰랐다”는 변명만으로는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법의 문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다수의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사연에 ‘기소유예’나 ‘선고유예’ 처분을 통해 구제받을 길이 열려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기소유예’는 검사가 범죄 혐의는 인정되나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며, ‘선고유예’는 재판에서 유죄는 인정하되 형의 선고를 미루고 2년이 지나면 면소(사건 종결) 처리해 전과 기록을 남기지 않는 제도다.
“초범·반성·건강상태… 정상참작이 관건”
경찰 여성청소년범죄수사팀장 출신인 최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새율)는 “초범이고 고의성이 낮은 경우,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신과 치료 중이라는 점 ▲새벽 근무 중 일시적 판단력 저하 상태였던 점 ▲의도적인 위반이 아닌 점 등이 정상참작 사유가 될 수 있다”며 정신과 진료기록 등 객관적 자료 준비를 조언했다.
이성준 변호사(법무법인 에스엘) 역시 “초범이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면 선고유예가 가능한 사례가 있다”며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의 판례(2020고정278)를 근거로 들었다. 그는 “성의 있는 태도와 충분한 정상참작 자료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 수사팀장 경력 20년의 황순철 변호사(법무법인 베테랑)는 한발 더 나아가 구체적인 대응법을 제시했다. 그는 “수사 단계에서부터 당시 졸린 상태였다는 점과 구매 학생이 성년처럼 보였다는 점을 소명하기 위해 CCTV 자료 등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며 “충분히 소명된다면 기소유예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골든타임을 잡아라” 실수를 만회할 마지막 기회
전문가들의 조언을 종합하면, A씨가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선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경찰 조사 단계부터 자신의 실수를 솔직히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첫걸음이다.
여기에 더해 정신과 약물 복용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였음을 입증할 진료기록과 처방전, 평소에는 신분증 확인을 철저히 해왔다는 동료의 진술이나 CCTV 영상,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진솔한 다짐이 더해진다면 사법기관의 선처를 끌어낼 가능성은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