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제'라고 부른 동거녀 사촌 여동생 성폭행…징역 7년 → 3년 감형, 왜?
'처제'라고 부른 동거녀 사촌 여동생 성폭행…징역 7년 → 3년 감형, 왜?
1심은 성폭력처벌법상 친족준강간 혐의 인정, 징역 7년
2심은 단순 준강간 혐의 인정, 징역 3년

동거녀의 사촌 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40대 남성이 2심에서 징역 3년으로 감형됐다. 1심과 달리 둘 사이를 '남남'으로 보고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이 아닌 단순 준강간 혐의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셔터스톡
한 40대 남성이 동거녀의 사촌 여동생을 성폭행했다. 이들은 평소 서로를 '처제', '형부'라고 부르며 한집에서 함께 살아왔다. 그런 피해자가 지병 치료를 위해 약을 먹고 잠들자, A씨는 성폭행을 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그런데 2심에선 징역 3년으로 형량이 절반 넘게 감형됐다.
새로운 사실관계가 밝혀졌거나, 갑자기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이 아니었다. 해석의 차이 때문이었다.
우리 법은 같은 성폭행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에 따라 처벌을 달리한다.
법적으로 '남남'인 사이라면 단순 형법을 적용하지만, '아버지와 딸' 등 친족관계라면 특별법(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적용해 가중 처벌하는 식이다. A씨의 혐의인 준강간(피해자가 저항할 수 없을 때 성폭행)의 경우 형법에선 3년 이상의 징역이지만, 성폭력처벌법상 친족준강간은 7년 이상의 징역이다.
검찰은 "A씨가 처벌 수위가 더 무거운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처벌받아야 한다"고 봤다. A씨와 동거녀가 부부와 마찬가지인 사실혼 관계라고 본 결과였다.
1심은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지난해 9월, 1심을 맡은 수원지법은 △이들이 약 3년간 동거하면서 안방을 함께 사용한 점 △A씨와 피해자도 서로 '처제', '형부'라고 호칭한 점 등을 근거로 성폭력처벌법상 친족준강간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징역 7년이었다.
하지만 2심의 판단은 달랐다. 2심을 맡은 수원고법 형사2-1부(왕정옥 김관용 이상호 부장판사)는 지난 5일 성폭력처벌법상 친족준강간이 아닌 단순 준강간 혐의로 A씨를 처벌했다. 가해자와 동거녀를 '사실혼 관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결과, 징역 3년으로 감형이 이뤄졌다.
2심은 그 근거로 "▲A씨가 이 사건 당시까지 동거녀의 자녀를 만난 사실이 없는 점 ▲피해자가 이들의 동거와 관련된 이야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있지 않은 점 ▲피해자가 "이들이 공동재산을 가지고 있는지 등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진술한 점 등을 제시했다.
이에 2심 재판부는 "성폭력처벌법상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이 아닌 단순 준강간 혐의로 판결을 다시 쓴다"며 "다만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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