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는 종목을 떠났고, 사격 유망주는 징계를 막으려 법원으로 향했다
피해자는 종목을 떠났고, 사격 유망주는 징계를 막으려 법원으로 향했다
대한사격연맹 우수선수상 수상자 A군, 신입생 괴롭히고 촬영까지
피해자는 전학, 가해자는 징계 불복해 재심·가처분 신청

고교 사격 유망주가 동성 후배를 성추행해 징계를 받았지만 불복해 재심을 요청했다. /셔터스톡
두 차례 대학사격연맹 우수선수상을 받은 고교 사격 유망주가 동성 후배를 성추행하고 괴롭힌 혐의로 자격정지 8개월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징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법정 대응에 나섰다. 피해 후배는 끝내 사격을 그만두고 전학을 택했다.
현재 가해자 측은 서울시체육회에 재심을 요청한 데 이어, 법원에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본안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반복된 신체 접촉과 촬영…전학으로 이어진 피해
사건은 2024년, 서울의 H고등학교 사격부에서 발생했다. 당시 2학년이던 A군은 신입생 B군을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 열린 대회 기간 동안 A군은 훈련 중 B군에게 신체 접촉을 하거나, 숙소에서 생수병으로 물을 뿌렸다. 이 장면은 A군의 휴대전화로 촬영됐고, 영상에는 상의를 벗은 B군이 웃으며 “언제까지 찍을 거냐”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B군은 사건 이후 결국 사격을 포기하고 전학했다.
9개월 심의 끝에 내려진 징계…“정신적 고통 인정”
2023년 7월, 사건 신고를 받은 서울시사격연맹은 스포츠윤리센터를 구성해 A군의 징계 여부를 논의했다. 약 9개월간의 심의 끝에 올해 4월, 연맹은 A군에게 자격정지 8개월 처분을 내렸다.
서울시사격연맹은 결정문에서 “피해자가 수치심을 느꼈다고 진술한 점, 게임 참여와 춤을 추도록 강요한 행위는 선후배 간 위계를 이용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며 성추행과 괴롭힘 혐의를 인정했다. 일부 심의위원은 더 강한 징계를 요구했지만, “A군의 가치관이 아직 완전히 형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재 징계 수위가 결정됐다.
가해자 측 “전학은 본인 의사, 성적도 좋아져”
A군은 징계가 부당하다며 서울시체육회에 재심을 요청했고, 법원에는 징계 효력을 중단해달라는 가처분과 본안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A군 측은 “사건을 처음 신고한 사람은 B군이 아닌 제삼자였다”고 지적하며, “B군이 전학을 결정한 것도 학업에 대한 본인의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A군이 조언을 해준 덕분에 B군의 사격 성적도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엇갈리는 주장…“장난이었다” vs “사격 포기 이유는 괴롭힘”
A군은 심의 과정에서 “B군이 어리바리하고 평판이 좋지 않아 많이 챙겨줬다”며 “친근한 표현으로 장난을 쳤다”고 말했다. 또한 신체 접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남자 선후배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친근한 행동이었다”고 해명했다.
반면 B군은 “평소에도 욕설과 괴롭힘이 심했고, 신체 접촉을 하며 ‘이러면 경기가 잘 된다’고 말한 적도 있다”고 반박했다. 그리고 “사격을 그만두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선배의 괴롭힘 때문”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본질은 변하지 않아”…법정 공방 계속
B군 측은 “가해자 측의 해명이 있더라도 괴롭힘과 성추행이라는 본질적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며 법원이 징계 결정을 유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이 사건은 징계의 적정성과 절차의 타당성을 둘러싸고 법원에서 본안 소송과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 심리가 동시에 진행 중이다. 향후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