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아이 구하려다 ‘국제아동납치범’ 되나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프랑스 아이 구하려다 ‘국제아동납치범’ 되나

2026. 06. 26 11:2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정신질환 아내로부터 아이 데려오려는 아버지의 절규… 법조계 “섣부른 행동은 독”

아버지가 법적 절차 없이 프랑스에 있는 아이를 데려오면, 국제아동납치범이 될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프랑스에 거주하는 정신질환을 앓는 아내의 손에 남겨진 아이를 한국으로 데려오고 싶다는 아버지의 절박한 사연이다.


하지만 법조계는 “법적 절차 없이 아이를 데려오는 순간 ‘국제아동납치범’으로 몰릴 수 있다”며 만장일치로 경고했다.


아이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길이 무엇인지, 국제 이혼 양육권 분쟁의 치명적 함정과 올바른 해법을 짚어봤다.


"아이 미래 위해"… 아빠의 절박함, 그러나 위험한 계획


정신 질환을 앓는 아내와 이혼을 준비 중인 A씨의 유일한 목표는 프랑스에 있는 어린 자녀의 양육권을 가져오는 것이다. 그는 "정신질환이 생긴 아내와 이혼 후 양육권을 가져오고 싶습니다"라며 상담의 문을 두드렸다.


A씨는 아내가 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태이며, 자신은 부모님의 24시간 돌봄이 가능한 안정적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자는 양육권 분쟁에 불리한 건 잘 알고 있다만, 양육권은 아이의 미래를 위해 어떻게든 가져오고 싶습니다"라고 호소하며, 아내의 정신과 진료 기록 등 증거까지 확보해 둔 상태다.


A씨가 가장 시급하게 생각하는 것은 소송에 앞서 아이를 먼저 한국으로 데려오는 것이었다.


"절대 안 됩니다"… 법조계의 만장일치 경고, 이유는?


A씨의 계획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약속이나 한 듯 ‘절대 불가’를 외쳤다. 아내의 동의나 법원의 허가 없이 아이를 한국으로 데려오는 행위는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위반으로, 오히려 양육권 소송에서 돌이킬 수 없는 패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추은혜 변호사(법률사무소 더든든)는 "법적 절차 없이 아이를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데려오는 행위는 헤이그 협약상 아동 불법이동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라며 "이 경우 양육권 분쟁에서 결정적으로 불리해지고, 아이를 즉시 반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강대현 변호사(법무법인 도모) 역시 "상대방의 동의 없이 임의로 아이를 한국으로 데려오는 행위는 향후 재판에서 양육자로서의 신뢰를 잃게 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라고 못 박았다.


한국과 프랑스 모두 헤이그 협약 가입국이기에 섣부른 행동은 금물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아빠라서 불리하다'는 편견, 법원은 '아이의 복리'만 본다


A씨가 우려하는 '남성으로서의 불리함'에 대해 변호사들은 편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대의 양육권 재판은 부모의 성별이 아닌, 오직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심규덕 변호사(법무법인 심)는 "국제 이혼에서 양육권 확보는 부모의 성별이 아니라 자녀의 복리를 기준으로 판단되므로,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단언했다.


한병철 변호사(법무법인대한중앙) 또한 "질문 내용만으로도 친권 및 양육권을 모두 다툴 여지는 충분히 있습니다"라며 A씨의 상황이 싸워볼 만한 사건임을 시사했다.


결국 관건은 아내의 정신질환이 아이의 성장에 구체적으로 어떤 해악을 끼치는지, 반면 A씨가 제공할 환경이 아이에게 얼마나 더 이로운지를 객관적 증거로 입증하는 데 달렸다.


'이동'이 아닌 '허가'가 먼저… 올바른 법적 절차는?


전문가들이 제시한 유일한 해법은 '아이의 임의 이동'이 아닌 '법원의 이동 허가'를 먼저 받는 것이다.


강원모 변호사(새올법률사무소)는 “먼저 아이를 한국으로 데려오는 것을 단독으로 진행하면 국제아동탈취로 보아 반환절차가 진행될 수 있어, 원칙적으로 상대 동의나 법원 허가(출국·이주 허가)를 확보한 뒤 이동하는 전략이 안전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길인영 변호사(법무법인 테헤란)는 구체적인 절차로 "①국제 이혼 및 양육자 지정 소송 ②임시 양육자 지정 신청 ③필요 시 국제 아동 반환·이전 문제 검토 ④진단서 및 양육 증거 제출"을 제시했다.


즉, A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아이를 데려오는 물리적 행동이 아니라, 수집한 증거를 가지고 변호사와 상담하여 법원을 통해 아이를 데려올 합법적 권한을 확보하는 것이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