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키는 대로 코딩했을 뿐인데…도박방조범 몰린 개발자의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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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는 대로 코딩했을 뿐인데…도박방조범 몰린 개발자의 항변

2026. 04. 28 15:1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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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6개월 차 개발자, "도박 연루 전혀 몰랐다" 억울함 호소

회사의 불법 도박 연루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한 개발자가 상급자 지시에 따른 업무였을 뿐 불법성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 AI 생성 이미지

선불전자지급업체 개발자가 회사의 불법 도박 연루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는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기술적 업무만 수행했을 뿐, 불법성은 전혀 몰랐다고 주장한다.


법조계는 ‘범죄 인식’ 여부가 운명을 가를 것이라며, ‘몰랐다는 사실’을 객관적 자료로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조언한다.


"월급 받고 일한 죄밖에 없는데"…벼랑 끝에 선 개발자


3년 6개월간 선불전자지급업체에서 개발자로 근무한 A씨의 평범했던 일상은 지난 4월 24일, 한 통의 문자로 산산조각났다. "귀하의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었습니다."


혐의는 도박개장방조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방조. 회사가 도박업체에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A씨를 포함한 직원 전체가 피의자 신분이 된 것이다.


그는 입사 이후 줄곧 서비스 유지보수와 기능 개발만을 담당해 왔다. 경찰이 문제 삼은 기간은 약 10개월이지만, A씨는 그 기간에도 통상적인 개발 업무만 수행했을 뿐 회사가 도박 조직과 얽혀 있다는 사실은 상상조차 못 했다고 항변했다.


개발팀 막내로서 영업이나 사업 제휴 같은 핵심 의사결정에는 참여할 권한도, 이유도 없었다. 상급자가 할당하는 기술적 과업을 묵묵히 처리한 대가가 '범죄자'라는 낙인일 수 있다는 현실에 그는 망연자실했다.


법조계 "핵심은 '고의'…'몰랐다'는 주장, 객관적 증거로 입증해야"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혐의를 벗기 위한 열쇠로 ‘고의성 부재’의 입증을 한목소리로 꼽았다. 방조죄는 범죄 행위를 알면서도 이를 용이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성립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대청의 김희원 변호사는 "결국 핵심 쟁점은 귀하의 제공을 받은 거래처가 불법 도박 사이트임과 동시에 귀하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해 타인의 계좌를 대여 등을 받을 수 있는 메커니즘인지 등을 귀하가 인식하고 업무를 수행하였는지 여부라 할 것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즉, '몰랐다'는 막연한 주장을 넘어, 왜 몰랐는지, 알 수 없었던 객관적 상황을 증명해야 한다는 의미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 역시 "검찰 단계에서는 경찰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기소 여부를 결정하므로, 단순히 억울함을 호소하기보다 범죄의 고의가 없었음을 법리적으로 치밀하게 소명하는 의견서를 제출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그가 작성한 코드가 도박 전용 기능이 아닌 일반 결제 모듈이었다는 점, 상급자로부터 받은 기획서 등을 증거로 활용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조언도 덧붙였다.


'무혐의' 혹은 '기소유예' 가능할까…향후 전망은?


검찰은 A씨의 실질적인 가담 정도와 범죄 인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법무법인 연우 백지예 변호사는 "송치됐다고 기소가 확정된 것은 아니고, 불기소 가능성도 검토 대상입니다. 다만 '지시받은 개발만 했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고, 수사기관이 미필적 인식이나 공모 가능성을 문제 삼을 수 있습니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반면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본인의 경우 단순 가담자이자 피고용인으로서 위법성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었다는 점이 인정된다면 무혐의 또는 기소유예 처분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라고 긍정적인 가능성을 제시했다.


개발자로서의 경력 전체가 걸린 이 사건에서 A씨가 자신의 무고함을 증명하고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검찰의 최종 판단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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