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의 사무실 욕설, 녹음은 있는데 동료는 '모르쇠'…처벌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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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의 사무실 욕설, 녹음은 있는데 동료는 '모르쇠'…처벌될까요?

2026. 08. 11 17:2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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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욕죄 공연성 입증, 동료 증언 꼭 받아야 하나? 변호사들이 말하는 '안전한 고소 순서'

상사에게 욕설을 들은 직장인의 모욕죄 고소를 하려면, 객관적 증거로 우선 고소한 뒤 수사관의 요청에 따라 참고인 조사를 보충하는 전략이 안전하다./ AI 생성 이미지

직장인 A씨는 상사에게 들은 욕설 때문에 모욕죄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 개방된 사무실에서 벌어진 일이라 당시 주변엔 10명가량의 동료가 있었고, A씨는 욕설이 담긴 녹음 파일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A씨에겐 고민이 있다. 상급자를 상대로 한 고소인 만큼, 동료들이 선뜻 증언에 나서 줄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증언을 거절당하면 고소가 어려워지는 건 아닐까.


동료 증언 없이도, 녹음 파일만으로 상사를 처벌할 수 있을까? 주변 동료의 협조를 얻기 위한 가장 안전한 방법은 무엇일까?


'공연성' 입증이 핵심…녹음 파일만으로 가능할까?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공연성', 즉 불특정 또는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모욕 행위가 이뤄져야 한다. A씨의 경우 개방된 사무실에 약 10명의 직원이 있었다는 점에서 이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크다.


변호사들은 우선 A씨가 가진 녹음 원본, 녹취록, 회사의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결과만으로도 공연성을 입증할 기초는 충분하다고 봤다.


법무법인(유한) LKB평산 김정길 변호사는 "약 10명이 근무 중인 개방된 사무실에서의 발언이라면 녹음 원본, 녹취록, 사무실 구조 자료,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결과만으로도 공연성 입증의 기초는 충분히 마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한강 고용준 변호사도 "참고인 진술 없이도 수사가 시작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도 "사무실 구조, 당시 근무 인원, 좌석 배치, 조사자료 내용이 함께 제시되면 입증력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다만 법률사무소 청원 최원석 변호사는 "음성 녹취파일만 제출할 경우, 수사관이 발언 당시 실제로 누가 들을 수 있었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참고인 진술 없이 공연성이 곧바로 인정될 것이라고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신중한 의견을 내놨다.


고소장에 동료 실명 다 써야 하나? '안전한 순서'는


그렇다면 고소장에 처음부터 동료들의 실명을 모두 적어야 할까. 변호사들은 그럴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김○○ 등 약 10명이 근무 중이었다'는 수준으로 기재하고, 수사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특정하는 방식이 실무상 허용된다는 것이다.


변호사들이 제안한 가장 안전한 전략은, 우선 객관적인 증거만으로 고소장을 제출하는 것이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는 "객관적 증거 위주로 고소를 접수한 뒤 수사 진행 상황에 맞춰 참고인 보완 전략을 취하는 방식이 가장 안전하다"며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수사관이 추가 증거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그때 협조 가능한 인원부터 차근히 보완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고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쉴드 장기훈 변호사 역시 1) 녹음·구조 자료·조사 결과로 고소하고 2) 담당 수사관과 참고인 필요성을 협의한 뒤 3) 필요 최소 인원에게만 개별 요청하는 순서를 권했다.


동료와 통화 녹음해 증거 제출, 법적 문제는?


수사 과정에서 참고인 진술이 필요해진다면, 동료와의 통화를 녹음해 제출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A씨가 대화 당사자이므로 상대방 동의 없이 녹음해도 통신비밀보호법에 저촉되지는 않는다.


다만 변호사들은 증거 제출 과정에서의 '신뢰' 문제를 지적했다. 법적으로는 녹음 사실을 알릴 의무가 없지만, 이후 분쟁을 막고 협조를 유지하려면 몇 가지 사실을 미리 알리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리그 공선영 변호사는 "참고인에게는 녹음 사실, 경찰 제출 가능성, 신원 노출 가능성을 간략히 고지하되 협조 여부는 상대방의 자유에 맡기는 방식이 신뢰 관계를 유지하는 데 적절하다"고 말했다.


특히 피고소인(상사)이 수사 기록을 열람하는 과정에서 진술인의 신원이 드러날 수 있다는 점은 미리 알려야 할 핵심 정보다. 참고인을 보호하기 위해 출석조사를 생략해 달라거나 신원을 비공개해 달라고 요청할 수는 있지만, 수사기관이 반드시 수용해야 할 의무는 없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부장판사 출신인 법무법인 신결 신태길 변호사는 "피고소인의 기록 열람권으로 인해 참고인 신원의 완전한 비공개는 실무상 보장되기 어렵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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