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7년, 온몸에 번진 병…'가스라이팅 남편'에 반격 선언
결혼 7년, 온몸에 번진 병…'가스라이팅 남편'에 반격 선언
4시간 통제·폭언에 망가진 아내, 양육권·재산 지키기 위한 법적 대응

7년간 '나르시시스트' 남편의 통제와 폭언으로 병든 아내가 이혼 소송에 나섰다. / AI 생성 이미지
결혼 7년 만에 공황장애, 자가면역질환 등 온갖 병을 얻었다. 24시간 통제와 폭언을 일삼는 '나르시시스트' 남편 때문이었다.
6살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온 아내는 이제 법의 문을 두드린다. 남편의 정서적 학대를 입증하고 양육권과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힘겨운 싸움이 시작됐다. 법률 전문가들은 '구체적 증거'가 전부라고 입을 모은다.
"숨 막히는 7년"…결혼 직후 돌변한 남편
2017년 9월, 만난 지 두 달 반 만에 결혼식을 올린 A씨의 행복은 신혼여행이 끝나자마자 산산조각 났다. 이후 7년간 A씨의 삶은 24시간 통제와 감시, 눈치로 가득 찬 지옥이었다. 외출은 금지됐고, 자동차 이용도 할 수 없었다.
끊임없는 가스라이팅과 욕설, 폭언이 일상이었고, 남편은 침묵으로 A씨를 '투명인간' 취급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소통이 단절된 통제 속에서 A씨의 몸과 마음은 병들어갔다. 공황장애와 여러 종류의 자가면역 질환, 턱관절디스크, 우울증 진단이 이어졌다.
A씨는 남편에게 과거의 상처가 많아 자신이 더 잘하면 바뀔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버텨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주변의 조심스러운 조언과 스스로 찾아본 자료를 통해 남편이 '내현적 나르시시스트'의 전형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이혼을 결심했다. 현재 6살 아들과 함께 친정에 머무른 지 일주일째, A씨는 양육권, 양육비, 재산분할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나르시시스트' 아닌 '학대 행위'를 증명하라
법률 전문가들은 '나르시시스트'라는 심리학적 진단보다, 법정에서 효력을 발휘할 구체적인 '학대 행위'를 입증하는 것이 소송의 성패를 가른다고 조언한다. A씨가 겪은 외출 통제, 폭언, 무시 등은 민법 제840조 제3호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와 제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하는 명백한 이혼 사유다.
한대섭 변호사는 "법원에서는 '나르시시스트'라는 심리학적 용어보다는, 그가 행한 구체적인 '학대 행위'에 주목한다"며 "그의 행동이 귀하의 인격권을 어떻게 침해했는지를 증명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핵심 증거는 ▲공황장애·우울증 등 진단서 및 '혼인 생활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는 의사 소견서 ▲남편의 폭언·통제적 발언이 담긴 녹음 파일이나 메시지 ▲날짜별, 사건별로 학대 사실을 기록한 '피해 일지' ▲상황을 아는 지인들의 진술 등이다.
이진채 변호사는 "고액의 위자료를 원한다면 처음부터 전략적으로 형사와 가사를 모두 활용해야 한다"며, 폭행이나 불륜 등 형사 쟁점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 재산 지키고, 아이는 데려온다…핵심은 '증거와 안정성'
양육권과 재산분할은 이혼 소송의 또 다른 핵심 전선이다. 전문가들은 A씨가 양육권을 가져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조선규 변호사는 "A씨가 6살 아들의 주 양육자로서 아이를 돌봐 오고, 현재 친정에서 아이를 안정적으로 양육하고 계신 점은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받는 데 매우 결정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법원이 자녀의 복리를 위해 현재의 안정적인 양육 환경을 선호하며, 남편의 통제적 성향이 아이의 정서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주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산분할의 핵심은 '방어'에 있다. A씨가 결혼 전부터 보유한 자산은 '특유재산'으로,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시완 변호사는 특유재산을 방어하는 전략에 대해 "해당 자산의 취득 시점과 자금 출처가 혼인 이전임을 금융 자료 등으로 명확히 입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혼인 기간이 약 7년으로 길지 않아 남편이 특유재산의 유지·증식에 기여했다고 주장하기 어려운 만큼, 철저한 증거 준비로 남편의 분할 요구를 원천 봉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