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금 줬는데 경찰 조사는 계속…'악질로 찍힌' 저, 어떡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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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금 줬는데 경찰 조사는 계속…'악질로 찍힌' 저, 어떡하죠?

2025. 08. 21 16:26 작성
박국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gg.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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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합의는 필수, 그러나 끝은 아냐'

양형자료 충실히 준비해 선처 구해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당한 A씨는 눈앞이 캄캄했다. 피해 회사에 돈을 모두 물어주고 합의서까지 받았지만, 경찰은 "조사는 계속된다"고 통보했다. 합의만 하면 모든 게 끝날 줄 알았던 그의 기대는 법의 냉정한 현실 앞에서 무너졌다.


돈을 갚아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사실, A씨는 어떻게 이 상황을 헤쳐나가야 할까.


돈은 갚았는데… 왜 수사는 멈추지 않나?

A씨의 가장 큰 의문은 '피해자와 합의했는데 왜 사건이 끝나지 않는가'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저지른 '업무상 횡령죄'가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도 수사하고 처벌할 수 있는 '비(非)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업무상 횡령은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고소인이 고소를 취하하더라도 수사는 원칙적으로 계속 진행된다"고 말했다.


A씨와 고소인 사이의 합의는 개인 간의 빚(민사상 채무)을 해결한 것일 뿐, 이미 시작된 국가의 형사처벌 절차를 멈출 수는 없다는 의미다.


돌이킬 수 없는 '불법영득의사', 합의는 언제 빛 보나

그렇다면 돈을 돌려준 행위는 아무 의미가 없는 걸까? 그렇지 않다. 법원은 횡령죄의 성립 여부를 따질 때 '불법영득의사(不法領得意思)'가 있었는지를 핵심으로 본다. 이는 타인의 재물을 불법으로 차지해 자기 것처럼 쓰려는 생각이다.


법무법인 동인의 이철호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돈을 횡령한 뒤 나중에 갚을 생각이었더라도 불법으로 재물을 차지하려는 의사가 있었다면 범죄는 이미 성립한다"고 지적했다. A씨가 잠시라도 회사 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순간, 범죄는 완성된 셈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합의'의 진정한 가치가 드러난다. 합의서는 범죄 성립을 막지는 못하지만, 처벌 수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양형자료(형벌의 무게를 정하는 데 참고하는 자료)'가 된다. 법무법인 인화 김명수 변호사는 "피해자와의 합의와 처벌불원서 제출은 가장 중요한 양형자료"라며 "처벌을 최소화하기 위한 핵심 방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최선의 시나리오 '기소유예', 어떻게 가능한가

A씨가 현재 노릴 수 있는 최상의 결과는 '기소유예' 처분이다.


기소유예는 검사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여러 사정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결정으로, 전과 기록이 남지 않아 사실상 사건이 종결되는 효과를 낳는다.


로티피 법률사무소 최광희 변호사는 "초범이고 횡령 액수가 크지 않다면, 피해자와의 원만한 합의를 통해 기소유예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여기에 더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법률사무소 원탑 권재성 변호사는 "변호인 의견서, 진심이 담긴 반성문, 주변 사람들의 탄원서 등 다양한 양형자료를 충실히 제출하는 것이 선처를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A씨가 지급한 합의금은 헛돈이 아니었다. 형사 절차를 멈추지는 못했지만, 처벌 수위를 낮출 가장 강력한 무기를 손에 쥔 셈이다.


그의 싸움은 이제 '무죄'가 아닌 '선처'를 향한 싸움으로 전환됐다. A씨의 손에 들린 합의서는 사건의 종결이 아닌, 새로운 싸움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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