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나는 간판 스트라이커" 감형 요청 법원 받아들일까? "가능성 희박"
황의조 "나는 간판 스트라이커" 감형 요청 법원 받아들일까? "가능성 희박"
불법촬영 혐의 축구선수, 93페이지 항소이유서로 호소했지만
법 앞의 평등 원칙 위배·국가대표 책임론 등 복합적 요인 작용

불법 촬영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축구선수 황의조가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1일 KBS에 따르면, 불법 촬영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축구선수 황의조(32)가 항소심에서 '내년 북중미 월드컵 국가대표 출전'을 위한 감형을 요청했지만, 법적·사회적 관점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황의조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3부에 제출한 93페이지 분량의 항소이유서에서 국위선양 기여와 후배 지도 필요성을 들어 감형을 호소했으나, 이는 법 앞의 평등 원칙 위배와 형사처벌 영역의 혼동 등 여러 법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팀의 중심이자, 기둥...후배들에게 노하우 전달해줘야 한다"는 황의조
황의조는 지난달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3부(부장판사 조정래·진현지·안희길)에 제출한 항소이유서에서 "국위선양에 기여했다"며 "내년 북중미 월드컵에 대한민국 간판 스트라이커이자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달해 줘야 할 뿐만 아니라, 팀의 중심이자 기둥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형이 확정될 경우 국가대표로서 삶은 종지부를 찍게 된다"고 호소했다.
현재 황의조는 대한축구협회가 2023년 11월 "불법촬영 혐의에 대한 명확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황의조를 국가대표팀에 선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한 이후 국가대표 자격을 잠정 박탈당한 상태다.
하지만 받아들여질 가능성 희박
황의조의 감형 요청은 여러 법적 근거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문제는 헌법 제11조 제1항이 규정한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평등 원칙에 위배된다는 점이다. 유명 스포츠 선수라는 사회적 지위를 이용한 특혜 요구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일반 시민이라면 동일한 범죄에 대해 국가대표 출전을 이유로 감형을 요청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유명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특별한 고려를 받는 것은 평등권 침해에 해당한다.
형사처벌과 국가대표 자격은 서로 다른 법적 영역에 속한다는 점도 중요한 문제다. 형사처벌은 사법부의 고유 권한이며, 국가대표 선발은 체육단체의 자율적 판단 영역이다. 형법 제51조는 양형 판단 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규정하고 있으나, 피고인의 직업적 특수성이나 사회적 지위는 양형 요소로 고려되기 어렵다.
대법원은 "항소심에서 항소인이 주장한 항소이유 전부에 대하여 판단하지 않았다고 하여도 그가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항소심판결을 파기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어(대법원 1971. 1. 26. 선고 70도2393 판결), 감형 요청이 있더라도 그것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사유가 아니라면 반드시 고려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보여준다.
"피해자에 대한 진정한 사과보다는 경력 유지에 초점을 맞춘 건 패착"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불법촬영은 성범죄의 일종으로 피해자에게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가하는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황의조의 감형 요청은 피해자에 대한 진정한 사과나 반성보다는 자신의 경력 유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사법부는 성범죄에 대해 엄중한 처벌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피해자 보호와 인권을 우선시하는 판결 경향을 보이고 있어 이러한 접근은 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가대표는 단순한 운동 기량뿐만 아니라 사회적 모범이 되어야 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 불법촬영이라는 범죄행위 이후 국가대표 출전을 위한 감형 요청은 국가대표가 갖춰야 할 사회적 책임과 모범성에 부합하지 않으며,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익명을 요청한 다른 변호사는 "최근 우리 사회는 성범죄에 대해 엄중한 시각을 갖고 있으며, 특히 불법촬영과 같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법원 입장에서 유명인의 이러한 감형 요청이 받아들여진다면 성범죄 근절을 위한 사회적 노력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볼 것"이라 내다봤다.
과거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선수에 대한 지도자의 폭행은 우발적 감정의 폭발에 의한 것으로 선수의 기량향상이나 합리적인 훈계를 위한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감정에 기인한 것"이라고 판시하며(서울동부지방법원 2011. 1. 7. 선고 2010가합10700 판결), 스포츠 영역에서도 개인적 일탈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한 책임을 묻는다는 입장을 보여준 바 있다. 만약 황의조의 감형이 받아들여진다면 향후 유사한 사건에서 다른 선수들도 동일한 논리로 감형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황의조 선수의 감형 요청은 법적, 사회적 관점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법 앞의 평등 원칙 위배, 형사처벌과 국가대표 자격의 영역 분리 원칙, 피해자 중심적 관점의 부재 등 여러 법적 근거가 감형 요청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국가대표의 사회적 책임과 성범죄에 대한 엄중한 사회적 인식도 감형 기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