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자전거사고 벌금 200만원… '형사 끝, 민사 시작' 변호사들의 조언
한강 자전거사고 벌금 200만원… '형사 끝, 민사 시작' 변호사들의 조언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약식기소 후 벌금 납부 시 형사 절차는 종결. 그러나 피해자 치료비·위자료 등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별개로 남아, 전문가들 '합의' 중요성 강조.

한강 자전거도로에서 어르신을 쳐 200만원 벌금형을 받은 A씨가 마무리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한강 자전거도로에서 어르신을 친 운전자, 벌금 200만원을 내면 모든 게 끝날까?
지난 5월, 한강공원 자전거도로를 달리던 A씨의 자전거가 70대 어르신과 부딪혔다. 출혈이 발생한 어르신은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고, A씨는 경찰 조사를 받았다.
몇 달 뒤 A씨에게 날아온 것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 혐의로 부과된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 법과 무관한 삶을 살던 A씨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벌금만 내면 이 지긋지긋한 상황이 끝나는 걸까? 하지만 변호사들의 답변은 그의 생각과 달랐다.
"벌금만 내면 끝? 끝나지 않은 이야기"
A씨는 구청에서 가입한 자전거 보험으로 벌금을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검찰이 정식 재판 없이 서면 심리만으로 벌금을 부과하는 약식기소(경미한 사건에 대한 간소화된 형사 절차) 처분을 내렸기에, 벌금만 납부하면 형사 절차는 마무리된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정봉광 변호사는 "벌금을 납부하면 형사 절차는 종결되며, 추후 상대방은 동일한 사안에 대하여 형사고소를 진행할 수 없다"고 명확히 설명했다. 즉, 국가에 내는 벌금은 형사적 처벌의 마침표인 셈이다.
하지만 이것이 사건의 완전한 종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A씨를 기다리는 또 다른 문턱, 바로 '민사 책임'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형사는 형사, 민사는 민사… 1000만원 치료비의 행방
사고를 당한 어르신은 내년 4월까지 통원 치료가 필요하며, 현재까지 치료비가 1000만 원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일상배상책임보험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 했지만, 보험사는 "피해자에게도 일부 과실이 있다"며 치료비 전액 지급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기서 형사 처벌과 민사 배상의 명확한 분리가 드러난다.
법률사무소 집현전 김묘연 변호사는 "벌금에 대한 보험 보상과는 별개로 상대방 피해자의 민사상 손해(치료비 및 위자료 등)에 대한 배상 책임이 있다"며 "이러한 부분에 관하여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벌금은 국가에 내는 '벌'이고, 치료비와 위자료는 피해자 개인에게 갚아야 할 '빚'인 셈이다. 만약 원만히 합의되지 않으면, 피해자는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합의, 선택 아닌 필수?… 전과 기록 막을 마지막 기회"
A씨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놓였다.
첫째, 약식명령대로 벌금 200만 원을 내고 형사 절차를 끝내는 것이다. 가장 간단하지만, '벌금형'이라는 전과 기록이 남는다.
둘째, 약식명령을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것이다. 이는 법원에 정식으로 재판을 열어달라고 요청하는 절차다.
왜 번거롭게 정식재판을 선택해야 할까? 바로 '선고유예'를 통해 전과 기록을 피할 마지막 기회를 잡기 위해서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벌금도 전과기록에 남는다"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무율의 김도현 변호사는 "정식재판 청구 후에 피해자와의 합의가 된 점 등을 피력하여 벌금형의 선고유예를 받아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선고유예는 유죄는 인정되지만 형의 선고를 미루는 것으로, 2년이 지나면 면소(공소권이 사라짐)된 것으로 간주해 전과가 남지 않는다. 법원에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했음을 보여주는 것이 선고유예를 이끌어낼 핵심 열쇠다.
결국 A씨의 선택은 단순히 벌금을 내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었다. 형사 절차를 조용히 마무리하고 전과를 감수할 것인가, 아니면 피해자와의 적극적인 합의를 통해 민사 분쟁을 예방하고 전과 기록까지 피하기 위해 노력할 것인가의 전략적 결정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