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유산 '소 63마리' 굶겨 죽인 30대 아들, 쇠고랑 찰 듯
아버지 유산 '소 63마리' 굶겨 죽인 30대 아들, 쇠고랑 찰 듯
"죽어도 좋다" 미필적 고의 혐의
과거 1256마리 아사 판례에 비춰볼 때, '징역형' 전망

기사 내용을 참고하여 생성형 인공지능 툴을 활용해 만든 참고용 이미지. /구글 제미나이
아버지가 평생 일군 축사는 아들에게 넘어오자 '소들의 무덤'이 됐다. 전남 해남의 한 축사에서 소 63마리가 뼈만 앙상한 사체로 발견된 것이다. 아버지가 남긴 소들을 수개월간 굶긴 30대 아들 A씨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법의 심판대에 섰다.
단순 방치 아닌 '미필적 고의' 살해 혐의 가능성 높아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하며 범행 동기에 대해 함구했다. 그의 침묵은 수개월에 걸친 동물 학대의 배경을 깊은 미스터리로 남겼다. 전남 해남경찰서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조계는 A씨의 행위가 단순 과실을 넘어선 '고의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본다. 특히 '미필적 고의(未必的 故意)'가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미필적 고의란, 자신의 행위로 인해 동물이 죽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알면서도 이를 용인하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A씨가 매일같이 야위어 가는 소들을 보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이는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내심의 의사가 있었다고 법원이 판단할 수 있다. 현행 동물보호법 제46조는 동물을 학대해 죽음에 이르게 한 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동물을 단순한 '재산'이 아닌, 보호받아야 할 '생명'으로 보는 사회적 합의가 반영된 결과다.
'재산' 아닌 '생명'으로…동물 학대, 이제 살인에 준해 처벌하나
이번 사건은 과거 유사 판례에 비추어 볼 때 결코 가볍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2023년, 1,256마리의 동물을 굶겨 죽인 농장주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동물을 대량으로 굶겨 죽인 행위의 잔혹성과 생명 경시 태도를 강하게 질타했다.
A씨 역시 피해 동물이 63마리에 달하고, 장기간 고통 속에 죽도록 방치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법원이 A씨의 범행 동기와 반성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지만, 중형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때 동물 학대는 '주인 있는 재산'에 대한 문제로 가볍게 치부되기도 했다. 하지만 법은 꾸준히 개정되며 생명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고의로 사료나 물을 주지 않아 동물을 죽게 하는 행위'가 명백한 학대로 규정되고 처벌 수위가 강화된 것은 그 대표적인 예다.
A씨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가 곧 결정될 예정이다. 그의 침묵 뒤에 어떤 사연이 있든, 63마리의 생명을 고통 속에 스러지게 한 책임은 법의 이름으로 엄중히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