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아서 돈을 빌린 것처럼 공증증서를 작성했는데, 이를 무효화 할 수 없나?
속아서 돈을 빌린 것처럼 공증증서를 작성했는데, 이를 무효화 할 수 없나?
공증의 효력을 없애기 위한 청구이의 소송 및 강제집행 정지신청 필요
상대방에 대한 사기죄 고소 검토 가능

A씨가 거짓 부업 광고에 속아 돈을 빌리지 않았는데도 '500만 원 상환'을 약속한 공정증서를 작성했다. 공증을 했으니 이 돈을 갚아야 할까? /셔터스톡
A씨가 ‘월수입 300만~500만 원 보장’이라는 부업모집 광고를 연락해 봤다. 그러자 상대방은 부업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500만 원을 보증금으로 선납해야 한다고 했다.
당장 지급할 능력이 안 된 A씨는 상대방의 요구에 따라 ‘500만 원 상환’에 대한 공정증서를 작성하고 부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조금 지나고 보니, 월 300만~500만 원 수익 보장이라는 상대방의 말은 전부 거짓말이었다. 수익이 전혀 날 수 없는 사업이었다.
사기당한 기분이 든 A씨가 상대방에게 항의하며 약속한 500만 원을 줄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상대방은 “공정증서를 작성했으니 무조건 갚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말 A씨는 공정증서 때문에 이 돈을 지급할 수밖에 없을까?
변호사들은 상대방을 사기죄로 고소하고, 공정증서 무효화를 위해 민사적으로도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혜안 안병찬 변호사는 “돈을 빌리지 않았는데 그런 내용으로 공증했다는 점을 입증해 사기죄로 고소하고, 민사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당장 공정증서를 앞세운 상대방의 500만 원 대여금 상환 요구에 대응해야 할 상황이다.
이에 대해 JLK 법률사무소 김일권 변호사는 “500만 원을 빌리지 않았는데 상대방이 선납입 필요성을 내세워 공정증서를 작성했다면, A씨가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해야 500만 원을 갚을 책임이 없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변호사 안민석 법률사무소’ 안민석 변호사는 “A씨가 돈을 빌린 사실이 없는데도 지급 공정증서를 작성한 것이기에, 이 공증의 효력(집행력)을 없애기 위한 ‘청구이의 소송’ 및 ‘강제집행 정지신청’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어 “A씨는 채권, 채무 관계가 아예 없음에도 상대방이 ‘부업을 하려면 작성해야 한다’고 강요해 작성한 점을 적극 어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변호사는 “공정증서는 대개 집행력이 있는 금전소비대차 공정증서이기에, 따로 민사소송을 통한 판결문이 없어도 공정증서에 기재된 변제일이 지나면 상대방은 A씨의 재산에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변호사들은 아울러 A씨가 상대방을 사기죄로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공동법률사무소 로진 최광희 변호사는 “상대방을 사기로 고소하되, 일단 이런 공증을 했다는 증거자료 즉 녹취나 문자를 꼭 확보해 두라”고 권했다.
법무법인 참 신정현 변호사는 “공증서를 작성토록 한 게 사기가 아니고, 수익이 전혀 날 수 없는데도 상대방이 300만 원 이상 수익을 보장하면서 A씨로부터 500만 원을 받은 게 사기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상대방이 A씨를 속여 이미 500만 원을 받아간 것이기에, 사기죄 고소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신 변호사는 “공정증서에는 A씨가 500만 원을 빌린 것으로 돼 있을 것”이라며 “이 경우 A씨가 500만 원을 상대방으로부터 빌려서 즉시 납부한 것이므로, A씨의 피해액은 500만 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