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날아온 '빚 폭탄'…생사도 몰랐던 아내 빚, 남편이 갚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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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날아온 '빚 폭탄'…생사도 몰랐던 아내 빚, 남편이 갚아야 하나

2025. 11. 07 12:2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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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별거 배우자 채무 상속 위기, 법적 관계 정리 시급…연락두절 시 '공시송달 이혼' 절차와 자녀 '상속 포기' 방법은?

15년간 연락이 끊긴 아내의 빚 독촉장을 받은 남편이 채무 상속 위험에 처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15년간 생사도 몰랐던 아내의 빚 독촉장, 남편은 법적으로 채무를 상속받을 수 있다는 경고에 '유령 이혼'을 결심했다.


15년간 생사조차 모르던 아내의 소식은 청천벽력 같은 '빚 독촉장'이었다. 서류상 부부 관계만 유지해 온 남편 A씨는 어느 날 갑자기 날아든 채무 통지서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오랜 세월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아내의 빚을 졸지에 떠안을지도 모를 기막힌 상황에 부닥친 것이다.


서류상 부부라는 족쇄, '빚 상속'의 공포


A씨 부부는 15년 넘게 남남처럼 살아왔다. 자녀들조차 어머니와 연락이 끊긴 지 오래. 그런데 최근 어머니 명의로 카드빚과 대출금이 쌓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가장 큰 공포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법무법인 인화의 최경섭 변호사는 "법적 혼인 관계가 유지되는 한, 배우자는 민법상 최우선 상속인이 된다"며 "만약 아내가 사망할 경우, 남편인 A씨가 재산뿐 아니라 채무까지 모두 상속받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남은 유일한 탈출구는 '이혼'뿐이었다.


연락 안 돼도 이혼 가능…'공시송달'이라는 비상구


문제는 아내와 연락이 전혀 닿지 않아 합의이혼이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법은 A씨처럼 막막한 상황에 놓인 이들을 위해 '재판상 이혼'이라는 길을 열어두고 있다. 특히 A씨처럼 15년이 넘는 장기 별거는 민법 제840조가 정한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해, 법원이 이혼을 판결하기에 충분한 근거가 된다.


이때 활용되는 것이 바로 '공시송달(公示送達)' 제도다. 노경희 변호사는 "상대방의 주소나 생사를 알 수 없어 소송 서류를 전달하기 어려울 때, 법원 게시판 등에 일정 기간 게시함으로써 서류가 전달된 것과 같은 효력을 발생시키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법원이 아내의 마지막 주소지로 소장을 보낸 뒤 전달되지 않으면, 공시송달을 통해 재판을 진행하고 이혼 판결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나 홀로 소송'이 위험한 이유


그렇다면 변호사 없이 혼자 소송을 진행할 수는 없을까. 전문가들은 '가능하지만 매우 험난한 길'이라고 입을 모았다. 공시송달 절차 자체가 복잡하고, 법원의 주소 보정명령(주소를 다시 확인해 제출하라는 명령)에 여러 차례 대응해야 하는 등 일반인이 홀로 감당하기엔 벅찬 과정이 많기 때문이다.


리즈법률사무소 이정수 변호사는 "소송 진행 중 갑자기 아내가 나타나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길 수 있다"며 "이러한 돌발 상황에 법리적으로 반박하고 대응하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시간을 아끼고 정확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혼은 끝이 아니다…자녀들은 '상속 포기' 기억해야


A씨가 힘겹게 이혼에 성공해 아내의 빚에서 벗어나더라도, 문제는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다. 바로 자녀들의 상속 문제다. 이혼은 부부 관계만 정리할 뿐, 어머니와 자녀의 법적 관계는 그대로 남는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A씨의 자녀들은 어머니 사망 후 채무를 물려받지 않으려면 별도의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어머니의 사망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법원에 '상속 포기'나 '한정승인(물려받은 재산 한도 내에서만 빚을 갚는 제도)'을 신청해야 채무의 대물림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수십 년간 이어진 위태로운 법적 관계, 더 큰 비극을 막기 위한 법적 조치가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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