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측차 우선인데 내가 피해자?' 황당 교차로 사고의 진실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우측차 우선인데 내가 피해자?' 황당 교차로 사고의 진실

2026. 02. 05 11:39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책임보험 오토바이의 역설

6인 변호사와 판례로 본 해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신호 없는 교차로에서 '우측차 우선' 원칙만 믿었다가 소송 위기에 처한 운전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상대는 책임보험만 가입한 오토바이 운전자인데, 도리어 자신을 피해자라 주장하며 소송을 불사하겠다고 나선 상황.


과실비율이 확정되기 전엔 합의금 한 푼 받을 수 없는 건지, 보험사는 왜 바로 소송으로 가지 않는 건지, 변호사 6인의 명쾌한 조언과 실제 법 조항을 정리한다.


'우측차 우선' 믿었는데…적반하장 상대에 발목 잡힌 사연

사건은 신호등이 없는 동일한 폭의 골목길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차량 운전자 A씨는 도로교통법상 우선권이 있는 우측 차량이었지만, 좌측에서 나타난 오토바이와 충돌을 피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상대 오토바이는 책임보험만 가입한 상태였다. A씨 측 보험사는 과실 비율을 '3(A씨):7(오토바이)'로 본 반면, 상대 측은 '4:6'을 고집하다 돌연 자신이 피해자라며 소송을 하자고 나왔다.


경찰은 "우측차 우선은 맞다"면서도 A씨 역시 "일시정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실이 있다"는 소견을 냈다. A씨와 동승자는 현재 본인 보험의 '무보험차상해' 특약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과실 확정 전 합의금은 '불가'?…변호사들의 일치된 조언

A씨의 가장 큰 궁금증은 '과실이 확정되기 전까지 합의금을 받을 수 없는가'이다. 변호사들은 대체로 과실비율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방으로부터 직접 합의금을 받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한병철 변호사는 "사고에 대한 과실비율이 확정되지 않으면 합의금을 지급받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손권 변호사 역시 "현재 상대방이 소송을 주장하고 있는 이상, 합의 단계로 넘어가기는 현실적으로 곤란한 상태입니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모든 변호사들은 A씨가 자신의 보험인 '무보험차상해'로 우선 치료받는 선택은 매우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이동규 변호사는 "현재처럼 무보험차상해로 먼저 치료를 받는 선택은 실무상 맞는 방향이고, 최종 과실이 확정되면 내 보험에서 지급된 치료비가 과실비율에 따라 상대 측에 구상되는 방식으로 정리됩니다"라고 조언했다.


법적 근거는? 도로교통법과 판례가 말하는 '우선권의 한계'

그렇다면 '우측차 우선' 원칙은 절대적일까? 법적 근거를 살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도로교통법 제26조는 신호 없는 교차로에서 우측 도로의 차에 진로를 양보해야 한다고 규정해 A씨의 우선권을 인정한다. 하지만 경찰이 지적했듯 A씨 역시 교차로 진입 시 서행 및 안전 확인 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존재한다.


법원은 이런 경우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책임보다는 쌍방의 과실을 모두 따져 그 비율을 정한다. 실제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5다225233 판결)는 "과실 정도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이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여서는 안 된다"고 판시하여, 구체적인 사고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평하게 과실을 나누어야 함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분심위' 건너뛰고 바로 소송?…실무와 법리의 차이

두 번째 쟁점은 보험사가 분쟁심의위원회(분심위)를 건너뛰고 바로 소송을 할 수 없는지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분심위가 의무가 아닌 '선택' 절차라고 강조했다.


이동규 변호사는 "분심위는 의무 절차가 아니라 선택 절차라서, 보험사가 분심위를 거치지 않고도 바로 소송으로 가는 건 가능합니다"라고 못 박았다. 김현태, 최성현, 오지영 변호사 등도 법적으로 분심위를 생략하고 소송이 가능하다고 확인했다. 다만 보험사들이 비용과 시간을 아끼기 위해 통상 분심위를 먼저 거치는 것을 선호할 뿐이다.


오지영 변호사는 "당사자 간 합의가 불가능하고 조정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바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